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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닮은 저항… 우리가 몰랐던 이육사

입력 : 2024-07-20 06:00:00 수정 : 2024-07-18 21: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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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시인이기 전에 독립투사/ 김희곤/ 푸른역사/ 2만원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려 알알이 들어와 박혀’

일제 강점기 당시 ‘저항 시인’으로 유명한 이육사(李陸史·본명 이원록·1904∼1944)의 대표작 ‘청포도’는 이렇게 시작한다. 이육사는 가장 아끼는 자신의 작품으로 1939년 지은 ‘청포도’를 꼽았다고 한다. “어떻게 내가 이런 시를 쓸 수 있었을까. ‘내 고장’은 조선이고, ‘청포도’는 우리 민족인데, 청포도가 익어가는 것처럼 우리 민족이 익어간다. 그리고 곧 일본도 끝장난다.” 그가 1943년 7월 요양차 들른 경주 남산 옥룡암에서 만난 지인에게 털어놓은 말이다. 일본 패망과 조선 독립을 확신했던 이육사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김희곤/ 푸른역사/ 2만원

책은 시인으로서만이 아닌 언론인과 초급 군사간부 출신의 독립운동가로 산 이육사의 생애를 정밀하게 복원한다. 저항시를 쓴 시인이 아닌 자신의 저항시를 삶으로 실천한 독립운동가로 재조명한다.

저자는 당시 문인들이 남긴 이육사 관련 자료에 일제 검경의 조사 기록과 언론보도,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중국까지 아우르는 현장 답사, 인터뷰 등을 추가해 잘못된 사료는 바로잡고 널리 알려지지 않은 행적은 새로 소개한다. 예컨대 필명 육사의 한문 표기가 처음부터 ‘陸史’는 아니었다. 수인번호 ‘264(二六四)’에서 시작해 세상에 대한 지독한 냉소가 담긴 ‘肉瀉’(고기를 먹고 설사하다)와 강렬한 혁명의지를 드러낸 ‘戮史’(역사를 죽이다)를 거쳐 자리 잡았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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