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명 긴급 대피… 등굣길 잠겨 휴업
경기서만 82곳 단축수업 등 실시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간당 30∼70㎜ 규모의 폭우가 내렸다. 판문점과 파주 등 경기 북부 지역은 이 기간 누적 강수량이 600㎜에 달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비가 집중된 파주시엔 이날 오전 2시쯤부터 1시간 동안 75.1㎜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날 호우로 중부 지역에서는 하천 범람 등 우려에 주민 대피가 이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국 대피 인원은 11개 시·도 56개 시·군·구 825세대 1157명이다. 침수와 산사태 우려 등이 커지면서 경기(378명), 전남(286명), 경남(186명) 등 지역에서 주민들이 급히 몸을 피했다.
특히 새벽 폭우가 집중돼 고립된 시민들이 대거 대피했다. 이날 오전 2시52분쯤 경기 김포시 월곶면 주민 26명은 저수지 범람과 저지대 사고 우려로 긴급 대피했다. 경기 동두천시 하봉암동에서는 야산에서 내려온 흙탕물이 동네에 쏟아지며 빌라나 저지대에 사는 주민 11가구 23명이 마을회관으로 몸을 피했다. 충남 당진시도 이날 오전 당진천과 곡교천 범람 및 범람 위험으로 주민 대피 안내문자를 보냈다.
지속된 호우로 산사태 우려에 대피한 곳도 있었다. 충북 음성군에서는 20세대 30명이 산사태 경보가 발령되며 사전 대피했다. 경북 예천에서도 산사태 우려로 21세대 29명이 몸을 피했다. 침수나 산사태 등으로 고립됐다가 소방당국에 구조되는 사례도 속출했다. 충남 서산시 운산면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거동이 불편한 90대 노인이 매몰됐다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충북, 충남, 경북, 전북 지역에 산사태 위기경보 수준을 ‘심각’ 단계로, 광주, 전남지역은 ‘경계’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이에 따라 서울, 인천, 경기, 충북, 충남, 경북, 강원, 전북은 ‘심각’, 광주, 대전, 세종, 전남은 ‘경계’, 부산, 대구, 울산, 경남, 제주는 ‘주의’ 단계를 유지했다.
등굣길이 막히면서 일부 학교는 문을 닫거나 단축수업에 돌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경기 82개교 등 전국에서 129개 학교가 휴업하거나 등교시간 조정·단축수업을 했다. 누수, 파손 등 시설 피해가 발생한 학교는 경기 60곳 등 전국 117개교로 집계됐다.
농지 피해도 확산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오후 6시 기준으로 농작물 침수 면적이 303㏊(헥타르·1㏊는 1만㎡)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축구장(0.714㏊) 424개 넓이와 맞먹는 수준이다. 전남이 282㏊, 경기가 21㏊ 규모의 피해를 각각 봤다. 지역별로는 전남 진도와 완도가 각각 150㏊, 100㏊의 농지가 침수돼 가장 피해가 컸다.
집중호우로 항공기, 여객선 운행은 일부 차질을 빚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국제선 항공기 25편이 결항됐고 여객기 4편이 회항했다. 묵호∼울릉 등 2개 항로 여객선 6척은 운항이 통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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