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가 1000만명이 넘는 먹방 유튜버 쯔양을 협박하는데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일명 ‘사이버 레커’ 유튜버 카라큘라(본명 이세욱)가 유튜브 채널 영상을 대거 삭제하거나 비공개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쯔양 협박 사태로 사이버 레커 연합을 겨냥한 고소·고발이 잇따르면서 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행동 아니냔 해석이 나온다.
20일 카라큘라의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미디어’를 살펴 보면 전날 밤 기준 영상이 420여개 올라와 있다. 쯔양 협박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 11일 이전까지 해당 채널에 공개돼 있던 영상은 490여개였다. 며칠 새 영상 수십 개를 지웠거나 비공개 처리한 셈이다. 구독자도 줄고 있다. 지난 10일 카라큘라 미디어 구독자 수는 129만명이었는데, 현재 107만명까지 줄었다.
일각에서는 카라큘라의 영상 삭제·비공개 행위가 경찰 수사에 대비하려는 것 아니냔 의심을 제기하고 있다. 카라큘라는 일단 쯔양 측이 공갈 혐의로 고소한 명단에선 제외됐다. 쯔양의 법무대리인은 언론에 “의심 가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카라큘라가 직접 쯔양 쪽에 연락해온 적이 없다는 게 확인돼 우선은 제외했다”며 “향후 조사 과정에서 가담한 자들이 더 밝혀지면 추가 고소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카라큘라는 제3자인 시민으로부터 경찰에 고발 당했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지난 17일 시민 A씨로부터 증거인멸과 업무방해 혐의로 사이버 레커 연합으로 지목된 카라큘라와 구제역(본명 이준희) 등 2명을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A씨는 고발장에서 이들이 쯔양 협박 사건과 관련한 해명 영상에 조작된 전화 통화 녹음파일을 담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지난 10일 쯔양이 구제역에게 아픈 과거사를 빌미로 협박 당해 돈을 갈취 당했고, 여기에 카라큘라 등 레커 연합이 가담했다는 내용의 방송을 했다. 문제의 해명 영상은 이에 반박하고자 카라큘라와 구제역이 올린 영상이다. 경찰은 고발장 내용을 살펴보고, 카라큘라와 구제역의 주거지 등을 고려해 사건 이송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공갈 등 혐의로 입건한 구제역에 대해 지난 17일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구제역은 쯔양의 과거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쯔양으로부터 5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구제역은 이 건 외에도 재판 중인 사건이 8건이며, 검찰 수사도 7건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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