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콜롬비아에서 수백 년 역사를 자랑하는 투우가 사라진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투우를 금지하는 법안을 수백명의 동물 권리 운동가들 앞에서 서명한 뒤 연설(사진)에서 “오락을 위해 살아 있는 중생을 죽이는 건 문화라고 말할 수 없다”며 “오락을 위해 동물을 죽이는 문화는 우리도 동물이기 때문에 오락을 위해 인간을 죽이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에선 과거부터 투우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됐다. 일부 시민들은 사람들의 흥미를 위해 소를 잔인하게 죽이는 건 고문이자 동물 학대라고 주장했지만 투우 애호가들은 투우가 수백 년 동안 지켜온 전통이자 관광상품으로 국내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 세계 최대 투우장으로 꼽히는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경우 투우 관련 산업 연간 매출액이 5300억원에 달해 동물 학대 논란에도 투우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콜롬비아 의회가 투우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데 따른 것이다. 2027년까지 전국에서 모두 투우가 완전히 금지되고, 투우장 12곳 이상이 문화 및 스포츠 장소로 전환된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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