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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730대로 후퇴…19만닉스도 깨졌다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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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7-31 07:00:00 수정 : 2024-07-31 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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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2730선까지 하락했다. 주요 빅테크사 부진이 이어지면서 SK하이닉스의 주가는 ‘19만닉스’에서 미끄러졌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계절적으로 IT(정보산업기술) 부품·소재업종이 3분기에 성수기를 맞았고 다음달 초 예정된 빅테크사의 실적이 양호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고려해 다음달쯤 지수가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 반도체 부진에 외국인 이탈 가속화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27.34포인트(0.99%) 떨어진 2738.19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하루 만에 매도세로 돌아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4001억원, 3540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7287억원 순매수로 맞섰다. 

 

종목별로는 국내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0.25%, 3.43% 하락하며 하락장을 이끌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18만8900원으로 마감했다. 

 

IT 대장주의 부진은 지난주부터 이어지는 형국이다. 지난주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3%, 3.8% 하락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4.2%, 8.5% 떨어졌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의 ‘아이폰16’ 출시 및 교체 수요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면서 차익 시현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분석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부진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31일 있을 삼성전자의 2분기 확정 실적 발표, 다음달 2일의 애플 실적 발표 후 IT 기업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퍼질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 범용 D램의 공급 부족 및 가격 상승 전망에 힘입어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부족 등이 IT업종의 주가 상승 토대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엔 환율이 약 3개월 만에 900원선을 오르내리며 강세를 보이고 있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 엔화 어느새 900원…슈퍼엔저 막 내리나

 

이달 들어 엔·달러 환율이 연일 하락하면서 ‘슈퍼엔저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1.7원을 기록하며 사흘째 900원을 웃돌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은 900원대에서 거래됐다. 4월27일 100엔당 900원 아래로 떨어진 지 3개월 만의 일이다. 엔화는 지난 10일 856.19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2주간 강세를 보이며 900원대에 올라섰다.

 

최근 엔화 강세는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맞물린 덕분이다.

 

BOJ는 2016년 2월에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뒤 연 -0.1%로 유지하던 기준금리를 지난 3월 연 0∼0.1%로 인상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국채 매입 축소 규모를 구체화할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최근 들어 일본의 경제 회복 기대까지 더해져 BOJ가 9월이나 10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받고 있다. BOJ가 31일 금융정책 회의에서 ‘인상 시그널’을 보이면 엔화 강세는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은 미국과의 금리 차가 벌어지면서 엔화 약세를 부추겼는데, 시장의 예상대로 BOJ가 9∼10월 금리를 올리고 미 연준은 9월 이후 동참하면 양국 간 금리 차이는 줄어들게 된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도 엔화 강세에 불을 지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 한 인터뷰에서 “엔화·위안화 약세는 미국에 매우 불리하다”고 언급한 직후 엔·달러 환율은 156엔대로 떨어졌다. 7월 초 엔·달러는 162엔까지 치솟은 바 있다.

 

다만 앞으로 엔화의 강세 폭은 제한적이라거나 다시 하락 전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엔화 강세는 트럼프의 발언과 BOJ의 금리 인상 기대감도 있지만, 그동안 과도하게 약세를 보인데 대한 일부 되돌림”이라며 “추세적으로 계속 올라가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BOJ가 9월이나 10월에 금리를 올리더라도 0.15%포인트 정도일 것”이라며 “올해 원·엔 환율은 870∼930원, 내년 상단도 970원 정도로 본다”고 덧붙였다.

 

서정훈 하나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내수가 부진하고, 비제조업 분야 경기 회복도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BOJ는 올해 금리를 더는 인상하지 않고, 추가 인상에 대한 시그널 없이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원·엔 환율은 지난 26일 900원대 종가를 고점으로 점진적으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봤다.

 

사진=연합뉴스

◆ 주식 스팸 대량 배포 리딩방 운영자 구속

 

코스피 상장사와 관련한 스팸 문자를 대량으로 배포해 부당이득을 챙긴 리딩방 운영자가 구속됐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리딩방 업체 운영팀장 A씨가 구속됐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법은 전날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코스피에 상장한 B사의 주가를 띄우기 위해 허위 또는 근거 없는 호재성 풍문이 담긴 스팸 문자메시지를 약 2320만건 발송했다. 이에 따라 약 17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취득하기도 했다.

 

B사는 스팸 문자 이후 대량의 매수세가 유입된 데 따른 감사보고서 의견거절로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이번 상장폐지로 1600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하다고 파악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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