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초 3·4, 중1, 고1 대상 수학과 영어, 정보 과목에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 2028년까지 전과목 전면 확대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AI 디지털 교과서를 통해 학생 맞춤형 교육과 교사의 창의적 수업 설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도입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부의 청사진에 대한 업계와 현장은 온도 차를 보인다.
AI 디지털 교과서는 확장 가상 세계(메타버스)·대화형 AI 등 AI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교과서로, 같은 수업을 받더라도 학생 별로 기초학습 또는 심화학습 등 학생 맞춤형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마땅한 수익원을 찾지 못하는 교육업체들은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반면 교과서를 직접 사용하는 교사는 여전히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지난 7월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AI 디지털 교과서 심사는 8월 12~16일에 접수가 시작되고 9월 24일 1차 심사를 한 뒤 수정을 거쳐 11월 말 최종 결과가 확정될 예정이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위기를 맞은 교육 기업들은 디지털 시대에 기존 종이 교과서보다 비싼 AI 디지털 교과서 시장을 선점해 안정적인 새 분야를 확보하고 경제 효과도 누리기 위해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때문에 기존 종이 교과서 제작 경험이 있는 기업은 물론 제작 경험이 없던 기업도 뛰어들고 있다.
YBM은 AI 디지털 교과서를 직접 활용할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또 AI 기술과 필기 앱을 접목해 '쓰기' 영역에 대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전해졌다.
웅진씽크빅은 수학 교과서 프로토타입 개발을 마친 뒤 점검 중이다. 초등학교 교사들을 AI 디지털 교과서 패널로 모집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교사들에게 실증 기회를 부여해 사용성을 점검하고,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완성형 솔루션을 선보이기로 했다.
다양한 교육 기업이 완성형 AI 디지털 교과서를 내놓을 수 있도록 힘쓰고 있지만 여전히 교육 현장에선 학습 효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뉴스1에 따르면, 경기도 한 초등학교 교사 정 모 씨(31)는 “아이들의 집중력 저하와 기초학습이 더욱 무너지는 것은 아닐지 걱정된다”며 “AI 디지털 교과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해서 가르쳐야 할지 교사들도 혼란스럽다”고 했다.
한편, 지난 7월 12일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대해 논의하던 국회 교육위원회 강경숙 의원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유보에 관한 청원이 5만명을 넘어섰다"라며 "청원 취지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고 부작용이 큰 디지털 기기 사용을 수업에서 축소하는 해외사례를 고려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웨덴에서는 6세 미만 아동에 대한 디지털 학습을 완전히 중단하고, 핀란드는 종이책을 다시 사용하고 있다"라며 "사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효과성이 검증되었어야 했는데 이 부분을 면밀하게 살펴봐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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