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오브 뮤직/ 박은지/ 디페랑스/ 3만2000원
좋은 콘서트홀의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잔향시간’이다. 잔향은 소리가 난 이후부터 소멸할 때까지 여운이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오늘날 콘서트홀은 일반적으로 500∼1000㎐에서 1.8∼2.0초 잔향시간으로 설계되나, 최적 잔향시간은 듣는 음악의 종류나 소리 유형, 듣는 공간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책에 따르면, 최초로 잔향시간을 연구해 음악 전용 콘서트홀을 설계한 사례는 19세기 미국에서 등장했다. 미국 물리학자인 하버드대학 월레스 클레멘트 세이빈(1868∼1919) 교수에 의해서다. 현존 콘서트홀 중 가장 음향이 좋다고 평가받기도 하는 보스턴 심포니 홀은 잔향시간과 음향 반사 등을 고려해 음향 설계를 도입한 최초 건물로 꼽힌다.
이후 건축 음향학 발전은 콘서트홀의 음향적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줬지만 반대 사례도 있다. 1962년 9월 화려하게 문을 연 뉴욕 링컨센터의 필하모닉 홀이 그랬다. 기대를 모은 것과 달리 개장 당시 실패작으로 비판받았다. 결국 훗날 완전히 재설계돼 에브리 피셔홀로 거듭난다.
소리에 관한 피타고라스의 철학적 질문에서 출발해 음악과 소리의 역사를 두루 살피는 이 책은 소리와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음악을 형성하는 소리에 대한 이해와 관련 지식 세계를 넓히도록 돕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