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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체조 유망주… 사격으로 ‘금빛 총성’ [파리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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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8-01 21:14:19 수정 : 2024-08-01 21: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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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아노, 척추 부상 이후 종목 바꿔
조국 과테말라에 사상 첫 金 선사

허리를 다쳐 선수생활을 포기한 비운의 체조 유망주가 사격으로 종목을 바꿔 조국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트랩 결선에서 우승한 아드리아나 루아노(29·과테말라)의 이야기다.

루아노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트랩 결선에서 50발 중 5발만 놓쳐 45점을 얻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루아노가 기록한 45점은 올림픽 신기록이기도 하다. 종전 기록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슬로바키아의 주자나 레하크슈테페체코바가 작성한 43점이다. 루아노는 43점을 얻어 금메달을 확정 지은 뒤 남은 7발을 쏘는 동안 내내 눈물을 흘렸다.

 

과테말라의 아드리아나 루아노가 지난 7 31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트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감격하고 있다. 샤토루=AP연합뉴스

루아노는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준비하던 체조 선수였으나 허리를 다쳐 꿈을 접었다. 그는 검사 결과 척추뼈 손상이 발견됐고 1년여 동안 회복에만 전념했다.

하지만 스포츠를 사랑하는 마음은 꺾이지 않았다. 루아노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부상 부위에 부담이 작은 사격으로 종목을 바꿨다. 2016 리우 올림픽에는 자원 봉사자로 참여하고 2020 도쿄 대회에서 처음 출전했다. 하지만 첫 올림픽 무대였던 도쿄에선 온전히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는 26위로 출전선수 가운데 최하위에 그쳐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파리에선 금메달을 따내며 과테말라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북중미에 위치한 과테말라는 인구 1830만명으로 1952 헬싱키 대회에서 처음 출전한 이래 이전까지 2012 런던 올림픽 육상 남자 경보 20㎞ 은메달이 유일한 올림픽 메달이었다. 루아노는 “이 메달은 아버지께 바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체조를 그만둘 때 절망스러웠지만 사격으로 또 다른 문이 열렸다”며 “지금은 많은 감정이 뒤섞여 있다. 내 나라에 많은 의미가 있다는 걸 안다. 과테말라의 첫 금메달이라 매우 중요하다”며 감격했다.

과테말라는 이번 파리 대회에서 벌써 2개의 메달을 따냈다. 루아노가 획득한 금메달과 함께 사격 남자 트랩에서 장 브롤이 동메달을 얻었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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