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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복싱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 임애지 “최초 타이틀 뜻 깊어...결승까지 가겠다” [파리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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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8-02 07:00:00 수정 : 2024-08-02 05: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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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복싱의 희망’ 임애지(25·화순군청)가 한국 복싱에 12년 만의 메달을 선사했다. 아울러 한국 여자 복싱 최초의 메달리스트에도 등극했다.

 

임애지는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8강전에서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콜롬비아)에게 3-2(30-27 30-27 28-29 29-28 28-29)로 판정승해 준결승에 진출했다. 올림픽 복싱은 따로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준결승에서 패배한 선수 모두에게 동메달을 수여한다.

 

대한민국 복싱 대표팀 임애지가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진행된 복싱 여자 54kg급 준준결승 콜롬비아의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와의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한국 복싱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건 2012 런던 올림픽의 한순철(남자 60㎏급 은메달) 이후 임애지가 처음이다. 아울러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여자 복싱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임애지는 여자 복싱 선수 최초로 메달을 따낸 선수가 됐다.

 

신장 165cm로 159인 카스타네다에 비해 리치가 긴 임애지는 인파이터 스타일로 들어오는 상대와 거리를 두고 아웃복싱 스타일로 맞섰다. 안으로 파고드는 카스타네다에게 유효타를 적절하게 날리며 타격을 줬고, 카스타네다는 이를 파훼하기 위해 계속 저돌적으로 파고 들었다. 1라운드 결과는 임애지가 심판 3명에게 10-9 우세 판정을 받았고, 카스타네다가 2명에게 10-9 우세 판정을 받아 임애지가 미세하게 앞서나갔다.

 

임애지가 1일(현지시간) 프랑스 빌팽트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54kg급 준준결승에 출전해 콜롬비아 예니 아리아스와 경기를 펼치고 있다. 빌팽트=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라운드 들어 임애지도 공격 강도를 한층 더 올렸다. 긴 리치를 활용해 상대 공격이 들어오는 것을 피하며 카운터 펀치를 날렸고, 때로는 상대가 파고들 때 같이 난타전 양상도 만들었다. 반면 카스타네다는 저돌적으로 파고들기만 할뿐 정타를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했다. 2라운드 결과도 임애지가 심판 3명에게 10-9 우세 판정, 카스타네다가 2명에게 10-9 우세 판정을 받으며 한층 더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갔다.

 

마지막 3라운드. 상황이 불리한 카스타네다가 더욱 거칠게 파고들었지만, 임애지는 상대의 급한 심정을 적절하게 활용하며 긴 리치를 활용해 툭툭 견제하며 잘 대처했다. 마지막 10초를 남겨두고 난타전이 벌어졌고 임애지도 힘껏 맞서 싸우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3라운드 판정 결과도 임애지의 우세였다.

 

임애지가 1일(현지시간) 프랑스 빌팽트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54kg급 준준결승에 출전해 콜롬비아 예니 아리아스와의 경기를 승리하고 있다. 빌팽트=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임애지는 한국시간으로 4일 오후 11시 34분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와 결승 티켓을 놓고 대결한다.

 

경기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해맑게 웃으며 들어선 임애지는 “제가 한국 복싱의 발전에 도움이 된 것 같아 정말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밝힌 뒤 “사실 상대가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긴장도 꽤 한 것 같은데, 링에 올라 가서는 빨리 끝내고 싶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빨리 경기를 끝내고 싶었던 이유를 묻자 임애지는 “복싱이 아침, 오후, 야간 경기가 있는데, 제 경기 시간이 야간에도 너무 늦게한 것 같다. 이런 게 처음이라 경기를 기다리는 게 지루했다”고 설명했다.

 

카스타네다가 거칠게 달라붙었지만, 임애지에겐 예상보다 덜 달라붙었단다. 그는 “상대가 원래 더 파워풀한 상대라서 조금 더 전략을 많이 준비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달라붙지 않길래 ‘집중만 더 하자’라는 마음으로 경기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 내내 임애지는 승리를 확신하지 못했다. 그는 “조금 더 정확하게 상대를 쳤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승리를 끝까지 확신하지 못했다. 원래 선생님들 표정을 보면 이겼는지, 졌는지를 알 수 있는데, 긴가민가했다”고 말했다.

 

임애지는 이날 경기를 통해 두 가지를 얻었다. 한국 복싱에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안겼고, 여자 복싱에서는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두 타이틀 중 어떤게 더 큰 의미를 갖느냐는 질문에 임애지는 “제가 2017년에 세계 여자주니어복싱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다낸 적이 있다. 여자 복싱 최초였다. 그때 최초라는 말을 들어서 뜻깊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인지 저는 한국 복싱의 12년 만의 메달보다는 여자 복싱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애지의 올림픽 출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3년 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을 했지만, 첫 경기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임애지는 “도쿄에서 첫 경기에서 탈락했을 때 코치님이 ‘다음 파리 올림픽까지 3년 남았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힘이 쫙 빠졌다. 지금까지 준비하느라 힘들었는데, 또 3년을 더 준비해야 한다는 게 막막했다. 지금 와보니 어떻게 그 시간을 버텼나 싶다. 3년 전 도쿄에서 첫 경기에서 졌을 때 정말 그만두고 싶었다”라고 힘든 시간을 돌아봤다.

 

임애지가 1일(현지시간) 프랑스 빌팽트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54kg급 준준결승에 출전해 콜롬비아 예니 아리아스와 경기를 펼치고 있다. 빌팽트=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임애지는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했지만, 16강전에서 북한의 간판 선수인 방철미에게 패해 탈락했다. 그는 “도쿄 때는 대학생이었고, 지난해엔 직장인이었다. 이게 직장인의 삶이지라는 마음을 하며 버텨냈다”라고 말했다.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지만, 임애지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그는 “선생님들이 ‘파리에서 1승만 하면 메달이다’라고 말씀하셨을 때 ‘저, 세 번 이길거에요’라고 답했었다. 결승에 무조건 오르겠다”라면서 “오늘만 봐도 취재진들이 이렇게 많이 와주신 것을 보면서 저와 여자 복싱에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느낀다. 정말 감사드린다. 결승까지 갈 수 있게 다음 경기도 잘 해내겠다”라고 선전을 다짐했다.


파리=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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