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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케이크· 빵… 왜 '초가공식품'은 더 많이 먹게 될까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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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8-03 11:07:26 수정 : 2024-08-05 1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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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한나씨(가명)는 냉장고 앞에서 고민에 빠졌다. 갑자기 찾아온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냉장고 안의 케이크를 먹을 것인지 갈등하고 있었던 것. 건강을 위해 밤늦게 먹는 일을 자제해야겠다고 생각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결국 한나씨는 ‘한입 정도만 먹으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냉장고 문을 열었다. 그러나, 잠시후 한나씨는 싹 비워진 케이크 접시를 앞에 두고 후회를 하게 된다. 음식을 눈앞에 두고 ‘딱 한입만’ 먹기는 너무나 힘든 일이다. 특히, 그 음식이 ‘초가공식품’이라면 말이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은 주방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 재료, 또는 최종 제품의 맛을 좋게 하거나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기능을 하는 종류의 첨가물을 함유한 식품을 말한다. 더 맛을 좋게 하기 위해 인공색소, 유화제 등을 첨가한 과자나 아이스크림, 케이크, 탄산음료 등 일상에서 익숙한 상당수 식품이 여기에 포함된다. 식품 제조를 쉽게 하기 위해 과당 등으로 형태를 변형한 설탕이나 소금, 지방 등의 변형 재료가 첨가된 식품도 초가공 식품으로 분류된다. 구입 후 곧바로 먹지 않고 냉장고에 보관할 수 있는 거의 대부분 음식이 초가공식품이다.

 

초가공식품은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중요한 질병인 비만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럴 수밖에 없다. 더 많이 먹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 국립보건원 선임 연구원인 케빈 홀 박사가 2019년 주도했던 연구를 최근 소개한 바 있다. 연구진은 20명의 성인을 2주 동안 초가공 식품으로 만든 식단을 따르게 하고, 2주 동안은 가공되지 않은 자연식품으로 만든 식단을 따르게 했는데 두 식단의 영양소 수준은 비슷했고 참가자들은 원하는 만큼 먹도록 지시받았다. 한달의 임상실험 끝에 나온 결과는 놀라웠다. 가공식품을 섭취한 2주 동안 참가자들의 체중이 평균 900그램 증가한 반면, 자연식품을 섭취한 2주동안은 평균 900그램 감량이 된 것. 가공식품을 섭취하는 주에 참가자들이 하루 평균 500칼로리를 더 섭취한 것이 원인이었다. 

 

왜 참가자들은 초가공식품을 자연식품보다 더 많이 섭취했던 것일까. 홀 박사의 연구진은 2019년 진행됐던 실험의 원인을 입증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중인데 초가공식품을 자연스럽게 더 먹게 되는 두가지 가설이 현재 테스트 중이다. 첫 번째 가설은 초가공식품에 흔히 포함돼 있는 지방과 설탕, 소금, 탄수화물 등의 특정 조합이 사람들이 음식을 더 먹게 하는 방식으로 먹고 싶어하는 방식으로 뇌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가설은 특정 초가공 식품의 경우 한 입에 많은 칼로리를 함유한다는 것이다. 이런 초가공식품은 자연식품보다 포만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포만감을 느끼기 위해 생각 없이 더 많이 섭취하게 된다.

 

홀 박사는 “초가공 식품 범주에는 너무 많은 음식과 음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모두 피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일”이라며 “칼로리가 높거나 과식을 유발하도록 설계된 식품들의 매커니즘을 밝혀낸다면 소비자들이 건강관리를 위해 먹어도 괜찮은 식품과 피해야 할 식품을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구의 목적을 설명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식품회사들이 좀 더 건강한 방식으로 초가공식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홀 박사는 “식품 회사가 초가공 식품을 칼로리가 적고 거부감이 들지 않게 만들 수 있다면 우리가 여분의 칼로리를 섭취하고 체중이 증가할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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