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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신동’ 김주형 눈물 오해했나…일부 외신 “군대 가야 해서 울었다”

입력 : 2024-08-06 19:40:00 수정 : 2024-08-06 19: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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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골프(PGA) 투어 3승 경력의 김주형(22‧나이키 골프)은 4일(현지시간) 2024 파리올림픽 남자골프를 단독 8위로 마친 뒤 한동안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김주형은 한국 남자 골프 사상 최고 성적인 8위를 기록했다.

 

경기가 끝난 후 믹스트존에 들어선 김주형은 “첫 올림픽 출전이 이렇게 감동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눈물을 훔쳤지만, 일부 외신은 한국의 병역 제도를 언급하며 “메달을 놓쳐 군대 가야 하는 한국 선수의 눈물”이라고 보도했다.

 

김주형이 4일(현지시각) 프랑스 생캉탱앙이블린 골프 나시오날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스트로크 플레이 4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주형은 13언더파로 8위를 차지했다. 생캉탱앙이블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영국 데일리메일과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김주형의 눈물을 조명하는 기사를 앞다퉈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김주형이 마지막 라운드를 마치고 클럽하우스에 우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올림픽 메달을 놓쳤을 뿐만 아니라 병역 면제 혜택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데일리메일은 “그(김주형)는 올림픽 메달을 놓쳤을 뿐만 아니라 고국인 한국에서 병역 면제를 받는데도 실패했다”며 “대한민국 법에 따르면 면제 판정을 받은 사람을 제외한 모든 남성은 18~21개월의 군 복무를 완료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에서 징집을 면제받을 수 있는 방법은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거나,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2018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금메달을 딴 손흥민을 예시로 들면서 “김주형이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거나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면 손흥민의 길을 따라갈 수 있다”고 했다. 손흥민은 2020년 해병 제9여단 훈련소에서 3주의 압축 훈련을 받은 것으로 병역 의무를 다했다. 

 

골프 소식을 전하는 한 커뮤니티(NUCLR GOLF)도 엑스(옛 트위터)에 눈물을 훔치는 김주형의 영상을 공개하며 “스코어링 트레일러에서도 매우 감정적인 톰 킴(김주형). 병역 의무를 피하기 위해서는 시상대에 올랐어야 했다”고 했다. 

 

이 같은 보도는 마치 김주형이 메달을 따지 못해 군대에 가야하는 현실 때문에 눈물을 흘린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해석이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경기를 마치고 눈물을 흘린 김주형과 2018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 의무를 면제받은 손흥민을 인용한 기사. 사진 = 데일리메일 캡처

하지만 김주형의 ‘눈물의 의미’는 달랐다. 김주형은 경기를 마친 뒤 “이렇게 눈물이 나올지, 감정적이 될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올해 스트레스와 부담이 상당했다. 올림픽을 준비하며 억눌렀던 감정들이 지금 올라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나라를 대표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남자 골프가 올림픽 메달을 딴 적이 없었는데, 한국 골프의 발전을 위해 이번에 꼭 (메달을) 따고 싶었다”면서 “대회를 마치니 그동안 준비하면서 느꼈던 압박감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골프를 시작한 뒤 대회를 마치고 운 것이 처음이라고 말한 김주형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해도 이런 감정을 느끼지는 못할 것 같다. 경험하면서 올림픽이 뭔지 잘 느꼈다”며 “올림픽을 마치고 나니 손흥민 선수가 왜 이렇게 많이 우는지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국프로골퍼(PGA) 투어 3승 경력의 김주형이 2024 파리 올림픽의 마지막 라운드 마친 뒤 눈물을 흘렸다. 연합뉴스

이날 김주형은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골프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가 된 김주형은 8위로 올림픽을 마쳤다. 

 

3라운드까지 10언더파 203타로 공동 6위였던 김주형은 9번홀까지 버디 4개를 잡아내면서 한때 공동 2위 그룹에 1타 차 뒤진 공동 4위를 달렸지만, 후반 라운드에 흔들리면서 순위가 밀렸다. 

 

함께 출전한 안병훈(33)도 공동 24위(6언더파 278타)에 머물면서 한국 남자 골프는 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 탄생을 다음으로 미뤘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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