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남성 직장인들도 출근할 때 양산을 챙기곤 한다.
장마철 챙겨 다니던 우산으로 햇볕까지 막은 효과를 톡톡히 본 이후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춘 양산을 따로 장만하고 있는 것이다.
푹푹 찌는 ‘한증막’ 수준의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여성용 소품이라는 과거 통념에서 벗어나 양산을 스스럼없이 이용하는 남성이 늘고 있다.
일본 환경성은 2019년 여름 폭염에 따른 열사병 대책의 일환으로 '남자 양산 쓰기'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다. 남자도 편하게 양산에 도전할 수 있도록 '아버지의 날'에 아버지에게 양산을 선물하는 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여름철 양산에 대한 남성의 관심은 네이버 검색량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각종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양산을 구매한 남성의 체험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성용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양산을 찾는 남성이 늘어난 배경에는 피부 미용·건강에 대한 남성의 관심이 커진 측면도 있다.
전문가들은 "남성용 화장품이 세분화한 데서 볼 수 있듯이 피부 미용에 신경 쓰는 남성이 크게 늘었다"며 "자외선이 피부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퍼지며 양산 수요가 늘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일반적으로 햇빛을 가장 많이 흡수하는 색은 검은색이고, 가장 많이 반사하는 색은 흰색이다. 양산의 바깥쪽은 흰색 계열을 선택해 햇빛을 반사시키고, 양산의 안쪽은 검은색 계열을 선택해 지열을 흡수시켜야 한다.
만약 양산이 없다면 차선책으로 검은색 우산을 쓰는 것도 방법이다.
미국 에모리의대 연구팀이 여러 색의 우산 23개의 자외선 투과량을 오전 11시부터 정오까지 측정한 결과, 검은색 우산은 모두 90% 이상의 자외선 차단율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외선 차단 효과가 가장 작았던 색은 흰색이었다.
이런 가운데 JTBC가 양산이 온도를 낮추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열화상카메라로 측정했다.
양산을 쓴 채로 10분을 있었더니 머리 온도가 35.4도 정도로 유지됐다. 반면 양산을 쓰지 않은 채 10분을 있었더니 무려 43.6도까지 올라갔다.
즉, 양산을 썼는지 여부에 따라 8도 가량 차이가 나는 것이다.
검은색 안감이 없는 일반 천 양산을 썼을 땐 36.8도에서 39.1도까지 뜨거워졌다. 2.3도가 오른 것이다.
이에 반해 안감이 검은색인 양산을 썼을 땐 머리 온도가 36.5도에서 37.5도로, 1도 오르는데 그쳤다. 지표면에서 반사되는 복사열을 검은색 면이 어느 정도 흡수하기 때문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