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장한 청년도 벅찬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3500㎞ 마라톤에 70대 노인이 성공해 화제다.
7일 경남 함양군에 따르면 휴천면 송전마을에 사는 원지상(77) 어르신이 이 사연의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5월20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는 국내 100㎞ 마라톤 경기에도 자주 출전할 정도로 마라톤에는 진심이었다.
그런 그에게 15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진우 스님이 미국 대륙 횡단 마라톤을 같이 하자고 권유했고, 그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미국 서부에서 출발한 이들은 매일 50㎞씩을 달렸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64일 만인 7월26일 미국 동부에 도착했다.
두 달 동안 이들이 달린 거리만 3500㎞에 달했다. 사실 이는 코로나19 전 먼저 미국 대륙 횡단 마라톤을 하며 진우 스님이 뛰었던 1900㎞를 제외한 남은 거리다.
원씨는 “미국에 입국한 다음날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뛰고 또 뛰었다”고 회상했다.
죽기 살기로 뛰는 동안 하마터면 총에 맞을 뻔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원씨는 “진우 스님과 일정 거리를 두고 달리는데 우리를 수상하게 생각한 미국인이 총을 장전하며 위협했던 적도 있었다”며 “다행히 경찰이 빨리 출동해서 위기를 넘겼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런 위기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들이 뛰는 모습을 보며 옆에서 “힘내라”는 응원에 이어 격려하는 마음을 담아 돈을 기부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게 십시일반 모인 성금을 진우 스님은 베트남에 화장실을 만드는데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씨가 사는 휴천면에서는 지난 6일 지역 단체장들이 모여 그의 귀국을 축하하는 환영식이 열렸다.
원씨는 “그동안의 도전을 능가하는 생애 최고의 목표라 생각하고 실천에 옮기게 됐다”며 “저의 이런 도전이 청년들에게 조금이나마 귀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선희 휴천면장은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건강하게 달리시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행정에서도 항상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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