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2곳에서 졸피뎀을 1200정 넘게 처방받은 ‘마약류 의료쇼핑’ 환자가 적발됐다. 환자에게 프로포폴을 오남용한 의료기관들도 덜미를 잡혔다.
서울시는 프로포폴·졸피뎀 취급 의료기관 176개소를 점검해 오남용 의료기관 5개소, 환자 16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사례를 보면 A성형외과의원은 환자 4명에게 미용시술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월 2~3회 투약했다. 프로포폴은 미용시술 목적으로 월 1회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 프로포폴은 수술 수면 마취 목적으로 745㎖(남성)까지 투약해야 함에도, B성형외과의원은 환자 2명에 대해 최대 허가 용량의 4배 이상인 3000㎖을 투약해 적발됐다. 환자 C씨는 지난해 1∼10월 10개월간 60회에 걸쳐 8개 의료기관을 방문해 미용시술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받았다. 환자 D씨는 2022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8개월간 의료기관 2개소에서 49회에 걸쳐 졸피뎀 1232정을 처방받았다. 졸피뎀은 하루 1정(10mg)을 초과해서 투약하면 안 된다.
현행 마약류관리법에 따르면 처방의사가 업무 목적 외 사용으로, 환자는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자가 마약류를 취급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시는 환자가 다수 의료기관을 순회하면서 의료용 마약류를 투약하는 사례를 예방하기 위해 서울시의사회와 서울시병원의사회에 ‘처방 시 투약내역 확인’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환자 투약내역 확인 의무화 대상 품목에 ‘프로포폴’을 추가할 것을 건의했다.
시는 ‘의사가 진료 시 환자의 마약류 투약내역을 확인해 마약류 오남용이 우려되면 마약류를 처방(투약)하지 않을 수 있음’을 협회를 통해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현재 의사는 펜타닐 제제 처방전 발급 시에만 의무적으로 환자 투약내역을 확인하게 돼 있다.
시는 의료용 마약류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프로포폴을 취급하는 약 3000여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대규모 현장점검도 추진 중이다.
김태희 시 시민건강국장은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을 예방하기 위해 하반기에도 자치구와 의료기관을 합동 점검하겠다”며 “시민의 건강을 위해 의료용 마약류의 적정한 처방·사용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