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주민 "창문 흔들리고 접시 덜컹"…학교 학생들 대피 소동도
지난 6일 규모 5.3 이후 6일만…"지진 잦은 지역 거주·항상 대비 상기"
12일 낮 12시 20분께(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내에서 규모 4.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
지질조사국은 당초 지진의 규모를 4.6으로 추정했다가 이를 낮췄다.
이날 지진은 LA 시청에서 북동쪽으로 불과 10.5km밖에 떨어지지 않은 하이랜드 파크 인근에서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11.0㎞다.
진앙이 LA 대도시 권역의 중심부에 해당하는 지역이어서 이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 수백만명이 진동을 느꼈다.
일부 주민들은 집이나 사무실의 창문이 흔들리고 유리잔과 접시가 덜컹거렸다고 말했다.
AP 통신은 LA 전 지역에서 지진이 강하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LA 남쪽으로는 샌디에이고, 동쪽으로는 팜 스프링스 사막 지역까지 지진이 감지됐고, LA 북서쪽으로 약 160㎞ 떨어진 샌 호아킨 계곡 남부에서도 신고가 접수됐다.
미 국립기상청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상이나 심각한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LA 카운티 내 패서디나 시청 건물 상부의 벽에 있는 작은 관에서 물이 쏟아져 내리는 모습이 지역 방송사 KCAL의 헬기 촬영 영상에 포착됐다. 폭스11 등 지역 매체는 지진으로 건물 내부 수도관이 파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1927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2000년대에 내진 보강 공사가 이뤄진 바 있다.
시청 내에 있던 약 200명의 직원은 안전하게 대피했으며, 그밖의 다른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LA의 남쪽 오렌지 카운티 애너하임에서는 갑작스러운 흔들림으로 인해 스포츠채널 ESPN의 생방송 인터뷰가 잠시 중단됐다.
온라인에는 LA 시내 쇼핑 매장 '타깃'에서 샴푸 병과 다른 진열 상품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59년 동안 거주하며 지진을 많이 겪어온 리처드 이건은 이날 진앙에서 남쪽으로 약 32.2km 떨어진 롱비치의 사무실에서 점심식사를 하던 중 약 45초 동안 흔들림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이후 더는 진동이 없어 동료들과 하던 대화를 이어갔다면서 이번 지진이 "평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LA 통합교육구의 새 학기 첫날이어서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잠시 대피시키는 소동도 있었다.
이번 지진은 지난 6일 LA 카운티에서 멀지 않은 북서쪽 지역에서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한 지 6일 만에 다시 발생해 LA 대도시 권역의 주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당시 지진은 LA에서 북북서쪽으로 140.6㎞, 산타 바버라에서 북동쪽으로 94.7㎞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LA 시내를 포함한 캘리포니아주 남부 전역에서 흔들림이 느껴졌다.
LA 카운티 감독관 캐서린 바거는 "1994년 노스리지 지진(규모 6.7)을 겪었던 나에게 오늘 지진은 지진 발생 시 대처 요령을 떠올리게 했다"며 "또 우리 모두 지진이 잦은 지역에 살고 있으며, 항상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줬다"고 말했다.
<연합>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