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3개월 만에 10만명대를 회복했다. 취업자는 41개월 연속 증가했고, 고용률도 7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처럼 취업시장에 활기가 돌았으나 산업별, 연령별 온도차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건설업 취업자는 11년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졌고, 청년 취업자는 21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세계일보는 15일자 지면에서 이러한 소식을 전했다. 법인세 등 국세수입 감소 여파로 올해 상반기 나라살림 적자 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섰다는 소식도 담았다.
◆7월 취업자 2885.7만명…전년동기 17.2만 ↑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885만7000명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7만2000명 늘었다.
올해 초만 해도 30만명대 후반을 기록했던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 5월 8만명으로 꺾인 뒤 6월(9만6000명)에도 10만명을 밑돈 바 있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수가 11만7000명 증가해 전체를 견인했다. 정보통신업(8만2000명)과 운수·창고업(6만5000명)에서도 비교적 큰 폭으로 늘었다.
이에 반해 건설업은 3개월째 부진이 이어졌다. 7월 건설업 취업자는 지난해 동기보다 8만1000명 감소했다. 2013년 7차 산업분류 변경 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감소폭도 5월 -4만7000명, 6월 -6만6000명 등으로 점차 확대하고 있다. 건설수주가 둔화한 데다 폭염과 폭우 등 날씨 영향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근무여건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제조업의 취업자 수는 최근 7개월간 증가세를 유지하다가 지난달 들어 1만1000명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40대 이하에서 많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내수 부진도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도·소매업 취업자 수는 6만4000명 줄어 5개월째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에선 3만4000명 늘었지만 지난 5월(8만명), 6월(4만7000명)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축소됐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운수창고, 정보통신, 전문과학, 예술 분야 등 최근 성장하는 산업에서 취업자 수 증가폭이 확대됐고, 지난해 7월 증가폭(21만1000명)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부분도 (10만명대) 회복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령대별로는 ‘고령층 증가·청년층 감소’ 추세가 계속됐다. 지난달 취업자는 60대 이상에서 27만8000명 증가했다. 30대에서도 11만명, 50대에서도 2만3000명 각각 늘었다.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4만9000명 감소했다.
지난달 15세 이상 고용률은 63.3%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1982년 7월 월간 통계 작성 이래 7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실업자는 73만7000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7만명 줄었다. 실업률도 2.5%로 0.2%포인트 낮아졌다.
정부는 건설 경기 악화와 청년 취업자 수 감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 점검반(TF) 회의에서 ‘건설업 일자리 지원방안’과 ‘하반기 지역 청년 취업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팀 단위로 일자리를 이동하는 건설 일용 근로자의 특성을 고려해 지방고용관서와 건설근로자공제회가 ‘건설업 지원팀’을 꾸려 현장 팀·반장과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원팀이 현장을 직접 찾아가 전직을 원하는 근로자를 위한 맞춤형 훈련 과정을 안내한다. 직업 훈련 비용을 지원하는 내일배움카드 한도도 건설 일용 근로자 대상으로 9~12월에 4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한시 상향한다.
전국 8개 대학에서는 졸업 후 2년 이내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한 ‘청년고용올케어 플랫폼’ 시범사업을 16일부터 시작한다. 이 사업은 고용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 미취업자 3000명을 발굴해 동문 멘토링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내용이다. 12월에 시범사업의 성과를 분석해 내년에는 121개교 모든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로 확대할 계획이다.
◆상반기 국세수입 168.6조원
기획재정부가 14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누계 총수입은 29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0억원 감소했다. 앞서 정부가 전망한 올해 본예산상 총수입(612조2000억원) 대비 진도율은 48.3%에 그쳤다.
상반기 총수입은 국세수입이 부진한 가운데 세외·기금수입이 만회했다. 1~6월 국세수입은 168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조원 줄었다. 소득세와 부가가치세가 각각 2000억원, 5조6000억원 늘었지만, 작년 기업 실적 부진 여파로 법인세는 16조1000억원 감소했다.
6월 누계 세외수입은 16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조1000억원 늘었고, 기금수입은 8조7000억원 증가한 110조9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6월 누계 총지출은 371조9000억원으로 20조3000억원 증가했다. 신속집행 관리 대상 사업의 집행액이 지난해보다 7조8000억원 증가하고, 건강보험 가입자 지원 등에 대한 지출이 늘면서다.
6월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76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일시적으로 흑자를 보이는 국민연금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추가로 제외, 실질적인 나라살림 수준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103조4000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6월 기준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집행으로 지출이 크게 늘었던 2020년(110조5000억원) 이후 두 번째로 큰 수준이다.
정부는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91조6000억원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미 상반기에 10조원 넘게 전망치를 웃돌았다. 상반기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한해 전체 예상치를 넘어선 것은 2014년과 2019년, 2023년에 이어 올해가 네 번째다.
기재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6월까지 늘어나다가 연말로 가면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올해도 7월 부가가치세 수입이 들어오면 적자폭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6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 잔액은 지난달보다 9000억원 감소한 1145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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