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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통보제 시행 한달 “1만8000건 출생 통보”, 보호출산은 16명 신청해 1명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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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8-19 12:02:00 수정 : 2024-08-19 10: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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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통보제가 시행된 한달간 1만8000여건의 출생정보가 통보됐다. 함께 시행된 보호출산제와 관련해선 400여건의 위기임신 상담이 있었다.

 

보건복지부는 19일 ‘출생통보제’와 ‘위기임신 및 보호출산 지원 제도’가 시행 한 달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두 제도는 지난해 6월 수원 영아사망사건이 발생한 후 출생미등록 아동 발생을 방지해 아동 보호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출생통보제는 아동이 의료기관에서 태어나면 아동의 출생 사실과 정보를 바로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는 제도이다. 7월 19일부터 출생통보제가 시행돼 의료기관은 태어난 아동의 정보를 출생 후 14일 내에 시·읍·면에 알리고 있다.

 

아동의 출생 정보가 시·읍·면에 통보됐는데도 출생 후 1개월 내에 신고 의무자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으면, 시·읍·면은 출생신고 의무자에게 7일 이내에 아동의 출생신고를 하도록 독촉한다. 이후에도 신고 의무자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신고의무자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시·읍·면이 법원 허가를 받아 직권으로 출생을 등록한다.

 

출생통보제로 의료기관에서 태어난 아동을 공적 체계에서 보호할 수 있게 됐지만, 임신과 출산 사실이 주변에 밝혀지는 것을 꺼리는 일부 임산부들은 병원에서 아이를 낳으면 자동으로 통보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의료기관 밖에서 아동을 출산하고 유기하는 사례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에 위기임신 및 보호출산 지원 제도를 함께 시행해, 경제적‧신체적‧심리적으로 출산‧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위기임산부들이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전국 16개 위기임산부 지역상담기관을 새롭게 설치했고, 위기임산부 전용 상담전화 ‘1308’도 개통했다.

 

위기임산부는 1308번으로 연락하거나 가까운 지역상담기관을 찾아가면 현재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원가정 양육을 할 수 있도록 맞춤형 상담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위기임산부가 원가정 양육 등을 위한 상담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하게 보호출산을 하게되는 경우 가명으로 의료기관에서 산전 검진과 출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태어난 아동은 시‧군‧구청장이 인도받아 보호하게 된다.

 

제도 시행 한 달간(7.19~8.18, 총 31일) 368개 의료기관에서 1만8364건의 출생정보를 심사평가원으로 통보했다. 하루 평균 약 600건의 출생정보가 통보된 것.

 

같은 기간 전국 16개 지역상담기관에서 위기임산부를 대상으로 419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은 주로 1308 위기임산부 상담전화를 통해 이루어졌으나, 대면 상담, 모바일 상담, 출동 상담 등도 병행됐다. 위기임산부들은 주로 심리‧정서 지지, 서비스 연계, 경제적 어려움, 보호출산 신청, 의료‧건강관리 등에 대한 상담을 요청했고, 상담 후 위기임산부의 필요에 따라 시설 입소, 주거‧양육 등 긴급 지원 등이 이뤄졌다.

 

현재까지 16명의 위기임산부가 아동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보호출산을 신청했고, 그 중 1명은 보호출산 신청을 철회했다.

 

임산부 A씨는 갑작스러운 임신으로 낙태를 고민하던 중 보호출산 제도를 알게 됐고, 고민 끝에 아이를 출산해 아이의 생명을 살리기로 결정했다. 이후 아이를 출산하고 숙려기간을 아이와 함께 보내면서 아이에 대한 책임감이 생겼고, 지역상담기관의 상담원과 상의한 끝에 보호출산을 철회하기로 결심했다.

 

임산부 B씨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이후 부모님이 임신중절수술을 제안했으나, 본인이 직접 양육하고자하는 의지가 있어 지역상담기관을 찾아갔다. 지역상담기관의 상담원은 상담과정에서 출산지원시설(한부모가족복지시설)의 입소를 제안했고, 출산지원시설로 사례를 연계했다.

 

임산부 C씨는 1308 상담전화를 통해 갓 출산한 아기를 키울 수 없어 유기를 생각하고 있다고 상담했다. 상담원은 즉시 현장에 출동해 아기와 산모를 안전하게 보호했고, 산모는 상담을 받은 결과 직접 출생신고를 한 뒤 계속 상담을 받으며 입양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임산부 D씨는 임신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못하고 혼자서 고민하다가 갑작스럽게 집에서 출산했다. 급하게 119를 불러 의료기관에 입원했고 의료기관에서 1308을 안내해 지역상담기관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임산부 E씨는 몸의 이상을 느껴 병원에 방문 임신 사실을 늦게 확인했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출산지원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다. 보호출산제에 대해 이미 알고 있어 고민했으나 출생신고를 한 이후 아이가 입양되기를 원한다며 보호출산은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후 지역상담기관은 임산부의 주거 등 지원을 위해 출산지원시설로 연계했다.

 

복지부 이기일 1차관은 “아이를 살리는 쌍둥이 제도, 출생통보제와 위기임신 및 보호출산 지원 제도가 시행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으나 제도 시행 전이었다면 놓쳤을 수 있는 소중한 생명들을 살릴 수 있었다”며 “앞으로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어려움을 겪는 임산부를 적극적으로 돕고 천하보다 귀한 우리 아이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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