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 착각해 가속 페달 밟았다” 진술
경기 용인시에서 60대 여성이 운전하던 전기차가 카페로 돌진해 10여명이 다친 사고는 운전자의 조작 실수가 원인인 것으로 잠정조사됐다. 경찰은 운전자로부터 “기어 변경을 착각해 실수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해당 전기차에는 가속 페달 하나로 속도를 냈다가 줄이는 ‘원 페달 드라이빙’ 기능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서부경찰서는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과실치상) 혐의로 입건된 A씨에 대한 1차 조사 결과를 19일 공개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과 정황 증거 등을 토대로 A씨가 운전미숙으로 사고를 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 조사에서도 사고 당시 A씨 차량의 브레이크등이 켜진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가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다른 전기차의 특수성 때문에 사고를 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원 페달 드라이빙 시스템은 주행 상태로 설정됐을 때 가속 페달을 밟으면 속도가 올라가고, 페달을 떼면 회생 제동이 작동해 속도가 빠르게 줄어든다. 에너지를 적게 쓸 수 있어 연비가 올라가지만 페달 하나로 가속과 감속을 모두 하기에 오조작 가능성이 있다. 이 기능은 국내에 등록된 대다수 전기차에 적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해당 전기차를 운전한 건 8개월 남짓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달 14일 오후 3시10분쯤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의 한 카페 건물로 A씨가 모는 테슬라 전기차가 돌진해 카페에 있던 60대 B씨 등 3명이 안면부 열상 등 중상을 입었다. A씨 차량은 카페에 도착해 주차하던 중 갑자기 속도를 높여 건물 통창으로 돌진, 카페 손님과 집기 등을 덮친 뒤 건물을 관통해 반대편 창으로 튕겨 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경찰은 이달 1일 인천 서구의 대단지 아파트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와 관련해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등과 함께 3차 합동 감식을 벌였다. 앞서 불이 난 차량에서 분리한 중국 파라시스 에너지가 만든 배터리팩을 분해해 셀, 모듈 등 주요 구성품을 살펴봤다. 차량 제조사인 벤츠 관계자도 참여해 발화 관련성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수집하는 데 주력했다. 경찰은 배터리 전반의 훼손이 심해 분석에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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