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경찰에 대한 시민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다. 울산남부경찰서 신정지구대 소속 경찰관 5명의 ‘특진’이 취소된 사건이 단적인 예다.
신정지구대 3팀 경찰관 5명은 지난달 ‘지역경찰 베스트 팀’ 4위로 뽑혀 특진 대상자가 됐다. 신정지구대가 담당하는 지역은 전통시장과 유흥가가 밀집한 곳인데, 이들은 전략적 순찰활동을 하면서 신고 후 도착시간 단축, 주취폭력 15% 감소, 청소년 비행 60% 감소 등의 성과를 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이들의 특진 취소는 실적을 부풀린 게 드러나서다. 지역경찰관 성과 평가에선 112신고가 들어온 뒤 12시간 이내에 피의자를 검거하면 실적을 인정한다. 신정지구대는 절도 사건 피의자를 12시간 이내에 검거한 것처럼 보고하고, 피해자에게 재차 신고를 유도해 성과를 과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단속정보를 흘린 경찰관도 있다. 울산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최근 사이버 도박 업주에게 단속정보를 유출한 A경감을 직위해제하고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음주운전 문제는 빠지지 않는다. 울산 남부경찰서 소속 B경위는 음주 후 전동킥보드를 타다 적발됐고, 다른 경찰관은 올 초 음주운전으로 직위해제됐다. 지난해엔 회식 후 음주운전을 한 경찰관이 적발됐다. 이 과정에서 초과근무를 조작한 정황도 확인됐다. 회식 후 다시 울산경찰청 건물로 돌아와 출퇴근 지문인식기에 지문을 찍어 초과근무를 한 것처럼 조작한 것이다.
경찰관들의 일탈은 울산경찰청의 성과와 노력을 가리고 있다. 울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조폭 난동 현장을 일순간에 정리하거나 해외도피 중인 마약유통책을 붙잡는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기동순찰대는 범죄예방 활동을 통해 강력범죄를 감소시켰다. 그러나 일부 ‘나사’ 풀린 경찰관들의 비위행위는 이런 경찰청의 성과와 노력을 무색하게 한다.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경찰이 되기 위한 다짐과 약속이 지속적으로 무너지는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 경찰의 신뢰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와 철저한 내부 감시가 요구된다. 경찰 스스로가 법의 수호자로서 본분을 제대로 수행할 때, 비로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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