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 부당대출로 부실 발생해”
우리은행 대응 격노…진상 규명 지시
금감원, 22일부터 KB금융지주 검사
이복현(사진) 금융감독원장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한 우리은행의 부당대출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지시했다.
이 원장은 20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우리금융이 보이는 행태를 볼 때 더는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이번 사태와 관련한 우리은행의 대응에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제왕적 권한을 가진 전직 회장의 친인척에게 수백억원의 부당대출이 실행되고 그 결과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사안”이라며 “은행 내부 시스템을 통해 사전 인지할 수 있었어야 하며, 엄정한 내부감사 등을 통해 적극 조치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장은 또 “기관 자체의 한계 등으로 문제점을 밝혀내지 못할 경우 계좌추적권, 검사권 등이 있는 금융당국이나 수사기관 등에 신속히 의뢰해 진상을 규명해냈어야 했다”고도 강조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1월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대출 관련 의혹을 인지하고 내부 조사를 시작했으나 이를 금융당국에 보고하거나 사정기관에 수사를 의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이 관련 제보를 접수하고 수시 검사에 나선 뒤에야 관련자를 경찰에 고소했다.
금감원 검사 결과 우리은행에서는 2020년 4월∼올해 1월 손 전 회장의 처남 등 친인척에 616억원(42건) 규모의 대출이 실행됐다. 금감원은 이 중 350억원(28건)이 심사나 사후 관리에서 통상의 기준과 절차를 따르지 않고 부적정하게 대출된 것으로 봤다.
한편 금감원은 22일부터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들어간다. 이는 3년마다 이뤄지는 검사로, 금감원은 약 6주간 내부통제 실태를 비롯한 경영 전반을 살펴볼 예정이다.
국민은행에서는 지난해 증권대행 부서 소속 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사전 취득해 127억원대 부당이익을 거둔 사실이 적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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