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보이는 60대 환자가 자신이 치료를 받던 치과병원에 사제 폭발물을 던져 병원 안에서 폭발했다.
22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7분쯤 양모씨는 자신이 그동안 진료를 받아왔던 광주 서구 치평동 한 치과병원 3층 출입문 입구에 “택배왔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택배상자를 던졌다.
병원에 던져진 택배상자는 연쇄적으로 폭발해 3차례 폭발음과 함께 연기와 불꽃이 나면서 천장 등 내부가 불에 탔다. 천장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물이 뿜어져 나와 이 불은 9분여만에 꺼졌다. 이 불로 전등이 모두 꺼지면서 병원 안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캄캄했다.
싸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자 환자 등 90여명은 긴급히 밖으로 빠져나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바로 윗층 4층 한방병원에서 진료를 보던 한 30대 환자는 “계단에 비가 내리는 것처럼 물이 잔뜩 쏟아졌다. 5~6층이 병실인데 5층까지 폭발음이 들렸다”며 “여성 환자들의 비명소리도 곳곳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턴 민방위훈련과 훈련 공습경보를 알리는 안전 문자가 일제히 발송되는 상황이 겹치면서 시민들은 공포를 느꼈다.
경찰은 사제 폭발물 가능성을 우려해 경찰특공대가 출동해 조사를 벌였다.
경찰 조사에서 양씨가 4개의 부탄가스와 인화물질이 든 플라스틱 통을 묶어 택배상자 안에 넣고 불을 붙여 병원 출입구에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병원에서 임플란트 치료를 받은 양씨가 진료에 불만을 품고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신장 170㎝에 검은색 반팔과 회색 계열 바지, 카키색 모자, 밤색 단화를 착용한 용의자를 특정하고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쯤 경찰서에 자수하러 온 양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폭발물을 회수하는 한편 양씨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관계자는 ““택배물을 던졌는데 택배물이 터졌다”는 신고 내용을 토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대공·테러 용의점은 현재로서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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