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인구 순유출 2000명 넘어…70만명 무너져
‘제주살이 열풍’이 식으면서 제주에서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귀촌인이 1년 사이 1000명 이상 줄었다.
25일 호남지방통계청의 '2023년 귀농어·귀촌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귀촌 인구는 1만690명으로, 전년(1만1767명) 대비 9.2% 줄었다. 가구수도 8047가구로, 전년보다 7.1% 감소했다.
제주의 귀촌인 감소율은 전국(서울·광주·대전 제외) 평균 감소율 3.9%보다 훨씬 높았다.
제주도 이외 지역에서 전입한 귀촌인은 6199명으로, 전년(7370명)과 비교하면 15.9%(1171명) 줄었다.
타 시도에서 온 비율은 58%로 전국 평균(53.6%)보다 높게 나타났다. 귀촌 전 거주지역은 제주(42%)를 제외하면 서울(17.7%)과 경기(17.4%)가 가장 많았다.
귀촌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는 1.33명으로, 2.2% 감소했다. 귀촌가구 가구원 수별 가구형태 구성비는 1인 가구가 76.3%로 가장 높았다.
연령대는 40대 22.6%, 30대 21.4%, 20대 이하 20.9%, 50대 18.3%, 60대 12%, 70대 이상 4.8% 순이다. 남성 49.4%, 여성 50.6%로 여성이 조금 많았다.
귀촌인 평균연령은 42.5세, 동반가구원 평균연령은 32.9세였다.
귀촌인의 전입 이유는 직업 33%, 가족 22.6%, 주택 19.6%, 교육 8%, 자연환경 5.7%, 주거환경 3%, 기타 8.1%였다. 시군별 귀촌인 상위 순위에서는 제주시 2위, 서귀포시 4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제주 귀농 가구는 지난해 236가구로 전년(242가구) 대비 2.5% 줄었지만 어업에 종사하는 제주 귀어 가구는 지난해 22가구로 전년(15가구)에 비해 46.7% 증가했다.
제주지역 인구 순유출은 반년 사이 2000명을 넘어섰다.
통계청 제주사무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제주는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늘면서 2192명의 인구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1687명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제주시 1634명, 서귀포시는 558명이 순유출됐다. 20대 순유출이 1391명으로 전체의 63%를 차지했다.
제주는 2016년 한해에만 역대 가장 많은 1만4632명의 인구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후 이주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지난해에는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순유출에 직면했다.
전출 세대가 늘면서 인구 감소 흐름도 계속되고 있다. 제주는 2023년 11월 인구 70만1047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7개월 연속 하락세다. 올해 2월부터는 70만명 벽도 무너졌다.
통계청은 출생률 저하로 인한 자연감소와 거주비용 증가로 인한 부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근로환경과 생활물가 등도 인구 순유입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지난 민선 7기 제주도정에서 마련한 ‘2025년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기본계획’에 따르면 2025년 상주인구는 73만명이다. 현재 인구 추이를 고려하면 전망치를 크게 밑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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