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서 발생한 사고 때 부상했던 작업자가 16시간 동안 병원 4곳을 전전하는 ‘응급실 뺑뺑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소방청과 국립중앙의료원,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고 당시 오른쪽 다리가 골절된 50대 직원 A씨가 사고 발생 15시간51분 만에 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일 오전 2시16분쯤 구로역 작업 차량 2대가 충돌해 작업자 2명이 숨지고 A씨는 중상을 입었다.
당시 119 구급대는 사고 발생 10여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A씨를 응급조치했다. 현장에서 4분 거리에 있는 고려대 구로병원 중증외상센터에 연락했지만, 환자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후 구급대는 국립중앙의료원 중증외상센터로 A씨를 이송했지만 대퇴부 골절 수술을 할 정형외과 전문의가 없어 다른 병원으로 다시 이송해야 했다.
A씨는 서울 마포구 ‘서울연세병원’으로 옮겨 머리 상처 봉합 수술을 받았지만, 대퇴부 골절 수술이 불가능해 다시 서울 강서구에 있는 ‘원탑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이 병원에서 15시간51분이 지난 오후 6시7분쯤에야 대퇴부 골절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A씨의 사례처럼 올 상반기 전문의 부재로 인한 전원 사례는 10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이 소방청에서 받은 ‘119 구급대 재이송 건수 및 사유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19 재이송 2645건 중 40.9%(1081건)는 ‘전문의 부재’로 인한 사례였다.
김 의원은 “정부가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려 살리겠다고 하는 필수·응급의료가 이렇게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면서 “꼬일 대로 꼬여버린 지금의 의료사태를 해결할 사람은 이렇게 만든 윤석열 대통령뿐이다. 윤 대통령은 응급·필수의료 확충 방안을 조속히 제시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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