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가 선물한 드론 개량 가능성
레이더·기갑장비 타격용 추정
“北, 대량 생산·러에 판매 우려”
북한이 26일 신형 자폭 무인기를 공개했다. 고정 표적과 한국군 K-2 전차와 유사한 모습을 지닌 모의 표적에 자폭 무인기가 명중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무인기 사용 범위를 전략적 목적에서 전술 및 특수전 영역으로 확장하겠다는 의도도 내비쳤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자폭 무인기는 두 종류다. 가오리 형태와 엑스(X)형 날개를 지닌 것이다. 가오리 형태는 이스라엘산 하롭과 유사하다. 1000㎞를 날아가는 하롭은 적 레이더나 방공망을 공격하는 무인기다. 하롭의 원형인 하피는 한국 공군도 1990년대 도입했던 자폭 무인기로 우크라이나 등에서 쓰이는 자폭드론의 기술적 원형으로 꼽힌다. 그만큼 널리 알려져 있고 기술적으로 검증된데다 중국도 하피를 사용한 적이 있어 북한이 충분히 참고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엑스형 날개 무인기는 러시아산 란챗, 이스라엘산 히어로-30과 비슷하다. 2019년에 처음 공개된 란챗은 최대사거리가 40∼50㎞인 자폭드론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되어 우크라이나군 기갑장비 공격에 쓰였다. 히어로-30은 비행거리 15㎞짜리 소형 자폭드론으로 특수전부대나 보병이 휴대하기가 편리하다.
이와 관련해 군 당국은 러시아의 무인기 기술이 반영됐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창현 합동참모본부 공보차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과거에 북·러 교류를 할 때 (러시아가 북한에) 일부 선물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것들의 성능이 개량됐을 가능성 등을 분석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러시아측은 자폭드론 5대와 정찰드론 1대, 드론 통제 시스템 등을 선물했다. 북한에 제공된 자폭드론의 종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북한이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북한의 무인기가 외형적으로는 선진국의 무인기를 모방했으나 기술적 수준에 대해서는 검증이 필요하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북한에서 자폭무인기가 대량 생산된다면 한국군 기갑부대 등에는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장갑이 튼튼한 전차는 피해가 적을 수도 있지만, 자주포·장갑차·지대공미사일 체계 등은 피격 시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자폭무인기를 러시아에 판매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에 이란의 샤헤드 자폭드론 공장을 건설해 대량생산했듯 북한 역시 러시아와 드론 생산에 있어 모종의 협력관계를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도 자폭 드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육군 특임여단에서는 이스라엘 IAI의 소형 자폭 드론인 로템-L을 사용하고 있다. 작전거리는 10㎞ 내외이며 크기와 소음이 작고 목표물 1m 이내 정밀 타격이 가능해 요인 암살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드론작전사령부에서 도입하려는 중거리 자폭 드론 확보사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8월 합참이 긴급 소요를 결정했고 2026년까지 국외 구매 방식으로 들여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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