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 방송’ 도입돼면서 별풍 받으려 적나라해져…“‘사이버 포주’ 득세한 동물의 왕국”
조직폭력배 출신 유명 유튜버 겸 인터넷 방송인(BJ)이 마약 투약 및 유통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같은 업계의 여성 BJ가 마약과 성 관계를 통해 돈을 버는 인터넷 방송 업계 실상을 폭로해 충격을 주고 있다.
아프리카TV에서 주로 활동하는 BJ 감동란(본명 김소은)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BJ의 마약 구속 사건과 관련된 업계 현실을 고발하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감동란은 “아프리카TV 마약 사태가 또 터졌는데 어차피 유통책, 판매책들만 감방 들어가고 나머지 약만 한 애들은 처음 걸린 초범이라 거의 벌금 아니면 집행유예 정도로 풀려난다”고 운을 뗐다. 마약 방지책과 처벌이 빈약하다고 꼬집은 감동란은 아프리카TV로 대표되는 인터넷 방송 플랫폼이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동란은 “아프리카TV는 이미지를 양지화시키고 싶다고 이름까지 바꿔가며 발버둥을 치면서 도박은 애교로 치고 성매매 알선이나 성매매, 마약과 같은 중범죄엔 굉장히 관대한 걸 보면 정말 모순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실제로 형을 살거나 논란거리가 있더라도 문제없이 (방송에)복귀해서 매달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수입을 올리며 잘만 살아간다”고 꼬집었다
감동란은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아프리카TV 콘텐츠 포맷 중 하나인 ‘엑셀 방송’을 꼽았다. 엑셀 방송이란 별풍선을 후원하는 시청자들을 실시간으로 순위를 매겨 엑셀 문서처럼 정리해 공개하는 방송이다. 엑셀 방송은 말 그대로 시청자의 후원(별풍선)을 끌어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거나 후원을 많이 받는 BJ가 하위 BJ에게 갑질을 하는 일종의 계급문화가 형성됐다.
그는 “엑셀화가 진행되며 개인 방송이 점점 어려워지다 보니 BJ들은 돈을 벌기 위해 소위 있는 놈들끼리 뭉치고, 그들에게 기생하려고 한다”며 “그들만의 무리에 껴서 돈을 벌려면 마약도, 성관계도 같이 해야 한다. 안 하면 무리에 끼워주지도, 별풍선을 쏴주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별풍선이 줄면 열심히 방송하지 않는다고, 한물 갔다고 욕을 먹는다. 그리고 큰손 눈에 한 번 거슬리면 무리에게 좌표 찍혀 한순간에 퇴출당한다”며 “현재 방송판에서 돈을 벌려면 엑셀밖에 답이 없고, 엑셀에서 별풍선을 많이 받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내놓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나도 여기에 몸담고 있어서 역시나 피해 갈 수 없는 색안경이 있다”면서도 “이곳은 사이버 포주, 사이버 창녀가 가득한 동물의 왕국이다. BJ들과 (성매매 여성들과의) 차이는 딱 하나다. 얼굴 까놓고 장사하는 대가로 (성관계) 비용이 성매매 여성들보다 몇 배는 비싸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자신도 ‘엑셀 시스템’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키니를 입고 방송하기도 한 감동란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도 인터넷 방송 업계 현실을 한탄하며 “감방 다녀와도, 마약해도 방송으로 돈만 잘 버는데 애들이 뭘 보고 배우겠냐”고 일침했다.
앞서 서울 강남경찰서는 23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BJ 김모씨(33)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여러 차례 케타민 등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또 중간 유통책 역할을 하며 수천만원 상당 마약을 판매한 혐의도 있다.
김씨는 구독자 약 26만명을 보유한 유튜버로, 과거 유튜브에서 자신을 ‘춘천식구파’ 출신 조직폭력배라고 소개한 바 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씨가 또 다른 BJ 박모(35)씨에게 마약류를 공급하는 중간 유통책 역할을 했다고 보고, 박씨가 운영하는 엔터테인먼트사 직원, 아프리카TV BJ 등 주변 인물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박씨의 자택에서 집단으로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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