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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권익 침해”… 두산밥캣·로보틱스 합병 철회

입력 : 2024-08-30 06:00:00 수정 : 2024-08-29 21:4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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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구조 개편 계획 49일 만에 무산

로보틱스, 밥캣 흡수합병 사업 추진안
주식교환 비율 놓고 밥캣 주주들 반발
금감원도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제동
“주주·시장 지지없어 추진 어려워” 공시

에너빌리티 신설 법인·로보틱스 합병
성사되면 밥캣, 로보틱스 자회사 편입
주주들 “기존과 달라지는 거 없어” 비판

두산그룹이 사업구조 개편 차원에서 추진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 계획안을 철회했다. 양사의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이 주주의 권익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일면서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29일 각각 긴급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해제하기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두산그룹이 지난달 11일 양사 간 합병을 통한 사업구조 개편을 발표한 지 49일 만이다.

사진=두산 제공

이에 따라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만든 뒤 두산밥캣을 상장폐지하려는 두산그룹의 계획도 사실상 무산됐다.

양사는 각각 대표이사 명의 주주 서한을 통해 “사업구조 개편 방향이 긍정적으로 예상되더라도 주주들과 시장의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면 추진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향후 시장과 제도 개선 내용에 따라 사업구조 개편을 재검토할 방침이다. 아울러 두산그룹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정정요구 사항을 반영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고 주주총회 등의 일정도 재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다음 달 25일 예정된 주주총회 날짜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 신설 법인과 두산로보틱스 간 분할 합병은 계속 추진된다. 신설 법인과 두산로보틱스 간 분할 합병이 성사되면 두산밥캣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분리돼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남게 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분 46.0%를 가진 밥캣을 로보틱스 산하로 넘기면 밥캣이 금융권에 빌린 차입금 7000억원이 줄어들면서 총 1조원 상당의 신규 투자 여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주식매수청구권이 향후 변수로 예상된다. 이번 결정으로 두산밥캣 주식매수청구권은 사라지지만,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의 주식매수청구권은 남는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주 설득 여부에 따라 향후 두산밥캣의 행보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사항을 반영해 정정신고서를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달 11일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인적 분할한 뒤 두산로보틱스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합병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른 분할합병·주식교환 증권신고서도 금감원에 제출했다.

하지만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은 주주의 권익을 심각하게 해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두산그룹에서 영업이익이 우수한 ‘캐시카우’ 두산밥캣의 주식을 ‘만년적자’ 두산로보틱스 주식과 1대 0.6317462의 비율로 교환하는 합병안을 제시하면서 주주들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쳤다.

두산 측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시가총액과 주가 수준 등을 고려하면 적정한 비율이라고 설명했다. 또 두산로보틱스의 성장성을 근거로 진화에 나섰지만, 시가총액은 기업의 가치를 그대로 나타내는 것은 아닌 데다가 성장성 또한 보장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주들의 설득에 실패했다.

금감원 또한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2차례에 걸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두산그룹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포괄적 주식교환을 철회했으나 일반 주주들은 지배구조 개편안 중 일부를 철회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여전히 싸늘한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소수주주 의결권 플랫폼 액트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포괄적 주식교환을 철회했다고 해서 이 사건의 본질이 변하지 않는다”며 “두산에너빌리티 입장에서는 기존과 달라지는 것이 없고 기존 안대로 밥캣을 로보틱스에 빼앗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가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 계획을 철회하면서 이날 양사 주가는 요동쳤다.

두산밥캣은 합병 계획 철회 발표 직전 5.63%까지 올랐다가 급락해 3.33% 하락한 4만20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두산로보틱스는 합병 계획이 철회됐어도 ‘캐시카우’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가져온다는 기대감에 주가가 4.84% 오른 6만9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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