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을 하다 인도에 서 있던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4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김종혁)는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한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1년10개월을 선고받았지만,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사건은 지난해 7월15일 발생했다. A씨는 이날 오후 6시30분쯤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해 울산 울주군의 한 편의점 앞 삼거리를 지나고 있었다. 해당 도로는 우회전 구간에 바로 횡단보도가 설치된 곳으로, A씨는 우회전을 시도하던 중 차로를 이탈해 인도 위로 올라갔다. 이 과정에서 인도에 서 있던 80대 보행자 B씨를 들이받았고, B씨는 A씨의 차량과 전신주 사이에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사고 후 다친 B씨를 자신의 승용차 뒷자석에 태웠고, 다시 음주운전을 했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머리 속 출혈 등으로 결국 사망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67%로, 이는 면허 취소 기준(0.08%)을 크게 초과하는 수치였다. A씨 차량 조수석엔 A씨의 딸도 타고 있었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동료들과 술자리 후 귀가했는데, 딸이 몸에 열이 나 아파하고 있었다. 딸을 데리고 병원으로 가던 중 딸의 상태를 확인하려고 잠시 고개를 돌렸다가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는 2020년 12월 음주운전으로 징역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집행유예기간이 끝난 지 7개월 남짓 지나 또 음주운전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1심의 형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 적정하게 결정된 것이고, 1심의 형을 변경할만한 양형조건의 변화도 없다”고 항소 기각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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