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출신의 세계적 팝그룹 아바(ABBA)가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유세에서 자신들의 노래를 틀지 말라고 요구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28일(현지시간) 아바가 소속한 음반사 유니버설 뮤직이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유세에서 아바 노래가 무단으로 쓰인 것을 인지했으며, 즉각 사용 중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유니버설 뮤직은 성명에서 “우리는 아바 멤버들과 함께 트럼프 유세에서 아바 음악이 나오는 영상이 유포된 것을 확인했다”며 “우리는 이런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트럼프 캠프에 어떠한 승인이나 라이선스도 내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스웨덴 현지 매체는 지난달 27일 미네소타주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에서 아바 대표곡인 ‘댄싱퀸’(Dancing Queen), ‘더 위너 테이크스 잇 올’(The Winner TakesIt All), ‘머니, 머니, 머니’(Money, Money, Money) 등이 영상과 함께 흘러나왔다고 보도했다.
1972년 결성된 아바는 2년 만에 유럽 최대 팝 음악 축제인 유로비전에서 우승한 데 이어 ‘맘마미아’, ‘댄싱퀸’ 등으로 세계 정상에 올랐다. 싱글과 앨범 등 총 4억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1982년 활동을 중단했지만, 2021년 새 앨범(ABBA Voyage)을 발표하고 복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자신의 노래를 사용하지 말라는 가수들의 요구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캠프 대변인 스티븐 청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동영상에서 비욘세의 곡 ‘프리덤’(Freedom)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는데, 비욘세의 소속 음반사는 트럼프 캠프에 이 곡 사용을 중단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고 미 음악전문지 롤링스톤은 전했다. 이후 해당 동영상은 삭제됐다.
세계적 록 밴드 푸 파이터스도 지난 23일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 행사에 대표곡인 ‘마이 히어로’(My Hero)가 배경음악으로 사용됐다며 반발했다. 이달 초에는 가수 셀린 디옹 측이 셀린 디옹의 대표곡이자 영화 타이태닉의 주제곡 ‘마이 하트 윌 고 온’을 사용했다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2016년 대선에서도 가수 닐 영, 에어로스미스, 아델, 퀸, 롤링스톤스, 엘든 존, 퍼렐 윌리엄스 등의 노래를 사용했다가 가수들이 자신의 음악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하며 체면을 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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