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하는데 편도 기준 1시간 이상 걸리는 고등학생은 우울증 위험이 다른 학생들보다 1.6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 아사히 신문은 일본 정신과 신경학회 저널에 일본 대학 공중위생학 전공인 오츠카 유이치로 부교수와 나카시마 히데시 연구원이 공동 발표한 논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연구팀은 2022년 10~12월 2000여명의 일본 내 사립 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 1900명 중 17.3%가 우울 증상을, 19.0%가 불안 증상을 겪고 있었다.
통학 시간이 1시간 이상 걸리는 학생의 우울증 위험 정도는 30분 미만인 학생의 1.6배, 불안 증세 위험 정도는 1.5배였다.
NHK 조사에 따르면 일본 고등학생 평균 통학 시간은 1시간 21분이다.
오츠카 부교수는 통학 시간이 길수록 우울, 불안 증세가 심해지는 이유를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첫 번째는 통학 자체가 주는 스트레스다. 장시간의 도보, 대중교통 이용은 육체적 부담을 준다. 혼잡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는 것은 심리적인 부담도 크다.
두 번째는 통학 시간으로 자유 시간을 빼앗긴다는 점이다. 통학 시간만큼 공부나 취미 생활, 여가가 줄어들 수 있다.
세 번째는 수면 부족이다. 통학 시간이 긴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일찍 일어나야 한다. 오츠카 부교수는 학생들이 평일엔 수면 부족을 겪다가 주말에 밀린 잠을 몰아서 자면 '사회적 시차증'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시차증'이란 평일과 주말의 생활 리듬이 어긋나는 것을 뜻한다. 사회적 제약이 있는 평일의 기상·취침 패턴과 제약이 없는 주말의 패턴 간 차이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신체 리듬이 깨지고, 수면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다.
해외에서는 건강을 생각해 등교 시간을 늦추고 있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사춘기 자녀의 건강을 위해 중·고등학교 등교 시간은 오전 8시 반보다 늦어야 한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중학교 등교 시간을 오전 8시 이후로, 고등학교는 오전 8시 반 이후로 정한다는 법률이 통과돼 2022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오츠카 부교수는 "장시간 통학은 정신 건강과 관련이 있으므로, 통학 시간이 짧은 학교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며 "학교 측도 통학 시간제한, 온라인 수업 활용, 등교 시간 연기 등 학생들의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시스>뉴시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