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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호 “기독교와 인권위, 기본 가치 다르지 않아”… 野 “정교분리 안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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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9-03 22:11:15 수정 : 2024-09-03 2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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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安 “차별금지법, 공산 혁명에 이용 우려
에이즈, 항문암 확산 가져올 수 있어
교육 과정에서 창조론도 가르쳐야
성교육은 부모가 가치관에 따라 해야”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3일 “기독교는 인간의 존엄성을 기본 가치로 하고 있어 인권위의 기본 가치와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안 후보자는 그동안 기독교단체 세미나 등에서 “차별금지법이 공산주의 혁명에 이용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해왔고, “교육 과정에서 진화론을 가르친다면 창조론도 가르쳐야 한다”며 종교적인 색채를 드러내 왔다. 야당에선 “정교분리가 안 돼 있는 것 같다”며 “종교적 신념과 인권위원장 직무에 괴리가 있다면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안창호 후보자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안 후보자는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인권 옹호 책무와 종교적 신념이 충돌할 때 무엇을 우선하겠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의 질의에 “기독교는 인간의 존엄성을 그 기본 가치로 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못 적용할 수는 있어도 인권위의 기본 가치와 다르지 않다”고 답했다. 

 

안 후보자는 앞선 질의 과정 중에는 “과거 공직생활을 할 때 개인적 종교가 공직에 있어서의 객관성을 훼손시키지 않았다”, “종교적 신념이 인권위의 객관성을 훼손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창호 “차별금지법, 표현의 자유 침해”

 

실제로 안 후보자는 각종 사안에서 기독교계와 맞닿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안 후보자는 차별금지법을 두고 “표현의 자유에 대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표현의 자유에서 가장 금기시하고 관심을 갖는 것이 소위 말하는 관점 차별과 관점 제재”라며 “차별금지법은 동성애에 대해 긍정적 표현만 할 수 있고 조금만 부정적 표현을 하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소수자 인권이 보호되면서 다수자 인권이 침해되지 않고 또 다른 소수자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는 국가가 인권 선진국”이라고도 밝혔다. 

 

안 후보자는 또 “네오 마르크시스트 중에는 동성애는 사회주의 혁명, 공산주의 혁명의 핵심적인 수단이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며 “여러 상황을 비춰볼 때 (공산 혁명의) 가능성이 제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역시 안 후보자가 2020년 기독교단체 세미나에서 한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안 후보자는 당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가정, 교회, 국가 공동체의 변질과 해체 원인이 돼 공산주의 혁명으로 가는 긴 행진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자는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에이즈, 항문암, A형 간염 같은 질병의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고도 말했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안창호 후보자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안창호 “성교육, 부모가 주도적으로 해야”

 

안 후보자는 성교육과 관련해 “학교에서 부모에게 성교육 관련 사항을 전달하고, 부모가 자기 가치관과 세계관에 따라 자녀를 교육함이 상당하다”고 했다. 문재인정부 당시 코로나19 격리조치에 대해선 “직업 선택의 자유, 종교의 자유, 평등원칙 등에서 헌법적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안 후보자는 “창조론과 진화론은 믿음의 문제”라며 “개인적으로 학교에서 양자를 같이 가르치면 좋겠다”고도 했다. 모두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지지받는 주장들이다. 

 

안 후보자의 종교적 신념이 인권위원장 직무 수행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안 후보자는 차별금지법을 두고 그간의 인권위 활동과 정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인권위는 2006년부터 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해왔다. 

 

◆野 “스스로 고사하는 게 공적 마인드”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안 후보자는 지금 정교분리가 안 돼 있는 것 같다”며 “종교적 신념과 인권위 활동에 간극이 있다면 스스로 고사하는 게 공적인 마인드”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왜냐하면 후보자가 인권위원장으로서 행위를 할 때마다, 저것은 종교적 신념인지 인권위원장으로서의 직무에 충실한지에 대한 질문을 대한민국 국민들이 계속해서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찬대 운영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추 의원은 “인권위원장은 안 후보자가 욕심내고 탐할 자리가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이 희생하고 투쟁하면서 일군 대한민국의 인권을 후보자 한 사람이 종교적 신념을 갖고 쉽사리 무너뜨릴 자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도 “종교인이거나 법조인이었을 때는 그런 소신들 말씀하셔도 상관이 없다”며 “인권위원장은 인권적 측면에서 어떻게 하면 소수자를 가장 잘 보호할 수 있을 것인가, 국제인권기구의 권고에 따라서 대한민국 인권기구가 어떤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을 건인가를 마지노선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안 후보자는 지금 그 자격이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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