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30대 이하의 무주택자들이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등기(매매)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에서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한 무주택자는 4797명에 달하며, 이는 전월 대비 20.8%, 전년 동기 대비 19.1% 증가한 수치이다.
이러한 증가세는 특히 30대의 생애 첫 주택 구입에서 두드러지며, 30대의 생애 첫 부동산 매입자는 230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35% 증가했다. 이는 2021년 11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다.
20대의 매수자 수도 증가하고 있으며, 20대 생애 첫 매수자는 48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다소 줄어들었지만, 올해 들어 1월 이후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30대 이하 무주택자의 생애 첫 주택 구입이 전체적으로 1만4116명에 이르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9% 증가한 것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20대의 경우 강서구에서 비아파트 형태의 빌라와 오피스텔 매입이 가장 많았고, 30대는 강동구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의 지역에서 주택 수요가 어떻게 분포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다.
전통적으로 40대 초중반까지는 전월세 형태로 거주하며 자산을 모은 후 40대 후반에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생애 첫 주택 매수 연령대가 낮아진 이유 중 하나는 임대차 시장의 불안정성이다. 전세사기 사건이나 보증금 미반환 문제 등이 발생하면서 비아파트 형태의 주택에 대한 기피 현상이 나타났고, 아파트 전세가격 및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차라리 '내 집 마련'을 선택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수도권의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인해 집값 상승이 예상되면서 일부 무주택자들은 대출을 통해 무리하게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영끌’ 현상, 즉 영혼까지 끌어모아 빚을 내서 주택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향후 부동산 시장에 대해 “당장 수요자가 원하는 주택 공급이 많지 않은 데다 기대 심리도 높아서 하락세로 전환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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