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 내
롯데마트, 패밀리 테마파크 변신
먹고 쉬고 즐기다 마지막에 쇼핑
전체 매출 전년보다 15% 올라가
이마트 이름 뺀 ‘스타필드 죽전’
가족 공간 등 만들자 매출 58% ↑
웅장한 음악과 함께 커다란 프테라노돈이 날개를 펄럭이고, 티라노사우루스와 벨로키랩터가 뾰족한 이빨을 드러내며 울부짖자 남자아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금세 미소를 찾은 아이는 “멋지다”는 말을 연신 내뱉으며, 엄마의 카메라를 향해 해맑게 포즈를 취했다. 공룡을 비추는 파란색과 보라색 조명은 스산함을 더했고, 천장에서부터 길게 내려온 이파리들은 원시 밀림을 연상케 했다.
11일 방문한 ‘타임빌라스 수원’ 한편에 마련된 ‘트라이아스’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라기보다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스튜디오 같은 테마파크에 가까웠다. 높이 약 3m, 폭 7.5m에 달하는 티라노사우루스와 높이 3m, 폭 3m 매머드 등 총 7개의 초대형 동물 모형이 매장 곳곳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평일 오전임에도 테이블은 아이와 함께 매장을 방문한 가족 단위 고객들로 금세 채워졌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영상을 시청하는 대신 어린이들은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공룡들을 관찰하며 부모와 식사 시간을 만끽했다.
트라이아스는 롯데그룹의 새로운 복합쇼핑몰 1호점인 타임빌라스 수원 롯데마트에 들어선 ‘패밀리(가족) 테마파크’의 메인 매장이다. 경기 남부권의 중심인 수원이 구매력이 좋은 3040세대 중심의 젊은 육아 가정 비중이 높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약 490㎡(148평) 규모의 식당 바로 옆에는 키즈카페 ‘너티월드’가 새로 들어섰다. 이 키즈카페는 약 1490㎡(450평)로, 수원 대형 쇼핑몰에 들어선 업체 중 가장 큰 규모다. 어린이가 2층 코스를 직접 운전할 수 있는 레이싱카트 시설로 입소문이 났다. 롯데마트는 기존 반려동물 전문숍 ‘콜리올리’와 홈 인테리어 매장이 있던 자리를 가족 단위 고객에게 초점을 맞춘 특화 공간으로 꾸며 지난 7월19일 문을 열었다. 기획 단계까지 합쳐 1년여가 걸린 대규모 리뉴얼이었다.
온라인에 주도권을 빼앗긴 대형마트들은 체험형 콘텐츠를 늘린 특화 매장으로 고객 체류시간 증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먹고 즐기고 쉬면서 고객의 발을 묶어 지갑을 열게 하는 전략이다.
실제 롯데마트 수원점은 패밀리 테마파크 오픈 이후 쏠쏠한 집객 효과를 누리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롯데마트 수원점의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테마파크 옆에 있는 토이저러스 수원점도 같은 기간 5% 넘게 매출이 상승했고, 주변에 입점한 의류 매장, 카페, 드럭스토어 등 테넌트(임대매장)의 매출도 45% 올랐다. 이흥노 롯데마트?슈퍼 헬스테넌트팀 MD는 “방문객들의 매장 체류시간 확보가 오프라인 매장의 주요 업무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어떻게 해야 점포 주변 고객들을 불러올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키즈카페부터 식당, 병원, 장난감가게 등을 한 층에 구성해 마지막 마트 쇼핑을 하는 등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마트도 유·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29일 죽전점에서 ‘이마트’라는 명칭을 빼고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을 선보였다. 매장 규모를 늘리고 판매시설을 촘촘히 배치하는 데 집중해온 과거 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 핵심 공간을 고객들에게 온전히 제공하고 그 공간을 다채로운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채웠다. 대형마트를 유모차를 끌고 온 엄마 아빠들을 도와주는 공간으로 변신시킨 것이다. 오픈 이후 약 2주 동안 전체 매출은 58.1%, 테넌트 매출의 경우 465% 상승하는 성과를 거뒀다.
홈플러스도 리뉴얼을 통해 초대형 식품 전문 매장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을 늘리는 한편 오락·체험을 겸한 ‘체류하고 싶은 대형마트’로 변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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