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엔 선선한 가을 바람 대신 한여름 무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평년보다 5도나 높은 기온과 함께 열대야까지 나타나 ‘추(秋)석’이 아닌 ‘하(夏)석’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13일부터 19일까지 이어지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아침 기온은 19∼27도, 낮 기온은 26∼34도로 예보됐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 기온이 30도 이상을 기록하고, 밤에는 25도를 웃도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례적인 더위의 원인은 한반도 상공에 위치한 따뜻한 고기압과 제13호 태풍 ‘버빙카’의 영향 때문이다. 버빙카는 제주도 남쪽에서 중국으로 이동하면서 따뜻하고 습한 바람을 한반도로 밀어 올리게 된다. 현재 대기 상층에는 티베트고기압, 중하층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어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는 것을 막고 있다.
연휴 기간 중 비 소식도 있다. 귀성이 시작되는 13~14일에는 수도권과 강원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15일과 16일에는 동풍의 영향으로 강원영동, 경상권 해안, 제주도에 비가 내리고, 내륙에는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석 당일인 17일에는 일부 지역에 소나기가 내릴 수 있으며, 18일에는 강원영동을 중심으로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이러한 날씨는 추석 보름달 관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상청은 추석 당일인 17일 밤 전국이 구름 많은 날씨를 보이겠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구름 사이로 보름달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울 기준 월출 시간은 오후 6시17분, 월몰 시간은 다음날 오전 6시2분이다.
기상청은 연휴 기간 동안 잦은 비로 인해 도로가 미끄럽거나 내륙 중심으로 안개가 끼는 곳이 있어 교통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또한 무더위에 대비하여 건강 관리와 음식물 보관 등에 유의할 것을 권고했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연휴 기간에도 국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날씨를 감시하여 빠른 정보를 제공해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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