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지난 2월 웨딩박람회에서 결혼 준비 필수요소로 꼽히는 이른바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메이크업)를 계약하고 이용대금 254만원 중 계약금 169만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이틀 뒤 A씨는 계약 당시 행사장 분위기에 휩쓸려 충동적으로 결정한 것을 후회하고 철회를 요구했지만, 사업자가 환급을 거부하며 위약금 89만원을 요구했다.
B씨도 지난 5월 웨딩박람회를 갔다가 원치 않는 비용을 냈다. 허니문 패키지를 계약하고 계약금 40만원을 이체했다가 이튿날 바로 철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미 호텔과 투어 예약이 끝났다며 환불을 거부당했다.
1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접수된 웨딩박람회 관련 피해 구제 신청은 모두 444건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7월까지 피해 구제 신청 건수가 140건으로 전년 동기(103건) 대비 35.9% 늘었다.
계약 관련으로 피해 구제를 신청한 사례가 435건으로 97.9%를 차지했다.
이유를 보면 '청약 철회 거부'가 46.8%(208건)로 가장 많았고 '계약해제 거부 및 과다한 위약금 청구' 43.0%(191건), '계약불이행' 8.1%(36건) 등의 순이었다.
피해 구제 신청을 품목별로 보면 스·드·메 등 결혼준비대행서비스가 48.2%(214건)로 가장 많았고 예복·한복 대여 20.5%(91건), 보석·귀금속 등 예물 14.6%(65건), 국외여행 7.4%(33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사업자가 청약 철회를 거부하거나 과도한 위약금을 요구하더라도 구제받을 수 있다.
웨딩박람회를 통한 계약은 사업자의 영업장소가 아닌 행사장에서 소비자 권유를 통해 이뤄지는 만큼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을 따르게 된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방문판매법에 따르면 소비자는 14일 이내에 청약 철회나 계약금 환급 등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결혼 1∼5년차 기혼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4 결혼비용 리포트’에 따르면 신혼집 마련을 제외한 평균 결혼 준비 비용은 6298만원으로 나타났다.
예식장 비용이 평균 990만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신혼여행이 평균 744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예단과 예물은 각각 평균 566만원과 530만원으로 집계됐다. 스·드·메 비용은 평균 479만원이었다.
이밖에 이바지 음식 평균 170만원, 답례품은 평균 117만원으로 나타났다.
결혼 관련 계약은 액수가 큰 경우가 많은 만큼 충분히 정보를 비교해보고, 상품 내용과 환급·위약금 조건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계약 과정에서 구두로 전달받은 조건들은 계약서에 꼭 기재하고, 될 수 있으면 현금 대신 신용카드 할부거래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소비자원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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