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유권자 등록 사이트 트래픽 급증
실제 젊은층 투표율 증가로 이어질 경우
청년 지지율 앞서는 해리스에 크게 유리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35)가 민주당 대선주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식 지지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접전을 벌여온 대선 판세가 흔들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스위프트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한 지난 10일 오후 9시에서 자정 사이에 미국의 유권자 등록 사이트 ‘Vote.org’의 트래픽은 전날 같은 시간대에 비해 무려 585% 급증했다.
이 사이트의 최고경영자 안드레아 헤일리는 “스위프트가 유권자 등록에 미친 영향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평했다. 스위프트가 이날 치러진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대선 TV토론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해리스 지지 선언에서 유권자 등록도 함께 독려하면서 신규 등록이 급증한 것이다.
이번 대선에 신규 등록한 유권자의 79%가 35세 미만 젊은층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높아진 신규 유권자 등록률은 해리스 부통령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해리스 부통령이 젊은층 지지율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높아진 유권자 등록률이 고스란히 젊은층의 투표율 증가로 이어진다면 해리스의 승리를 견인하는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 2020년 대선에서도 젊은층은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터프츠대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18∼29세 사이 유권자에서 약 61%의 득표율을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36%)을 크게 앞섰다.
스위프트가 해리스 지지를 공식 선언하면서 ‘스위프티(스위프트의 팬) 군단’의 지지세도 더욱 강해지고 있다. 스위프트의 팬 중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스위프티 포 카말라’(Swifties for Kamala) 등의 단체를 조직해 해리스 부통령을 위한 유세 활동을 펼쳐왔다.
‘스위프티 포 카말라’에 참여 중인 팬들은 3500명이 넘으며, 지난 8월부터 지금까지 16만5000달러(약 2억2000만원)의 정치 자금을 모금했다. 단체 대표인 아이린 김은 텔레그래프에 “스위프트의 선언 이후 소셜미디어에서 엄청난 지지를 받았으며, 참여 중인 팬들의 사기도 매우 높아졌다”고 전했다.
다만 스위프트가 실제로 미국 대선 승자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유명인의 지지가 항상 선거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008년 노스웨스턴대 연구 결과에서는 당시 ‘토크쇼의 제왕’ 오프라 윈프리의 지지를 얻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윈프리의 영향으로 약 100만표를 더 얻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2010년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연구에서는 조지 클루니와 안젤리나 졸리의 지지 선언이 결과에 영향을 거의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