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이정현(37) 씨는 최근 여러 보험상품을 비교한 끝에 한 보험사에서 치매간병보험에 가입했다. 주변에선 “아직 젊은데 뭐하러 벌써 치매보험에 가입하냐”면서 차라리 암 보험 등을 추가하라고 했다. 하지만 이 씨는 “아직은 아파도 혼자 병원에 가거나 주위에 도와주는 친구도 있지만, 나이가 더 들면 나를 돌봐주거나 보험금을 물려줄 자식이 없으니 생명보험보다 간병보험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싱글 친구들도 이미 많이 가입했다“고 전했다.
이 씨의 말처럼 최근 고령화가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1인 가구가 늘면서 스스로 노후 간병을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치매환자는 해마다 늘고 있는데다 치매는 간병부담이 큰 질병이기도 하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65세이상 고령자 946만명 중 치매환자는 약 98.4만명(10.4%)에 달했다. 2030년엔 142만명(10.9%)을 넘고 2050년 315만명(16.6%)을 넘을 것으로 추계됐다.
특히, 치매환자 1인당 연간 관리비용은 2010년 1851만원에서 2022년 약 2220만원으로 약 19.9%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치매관리비용에는 간접비(생산성 손실비용), 노인장기요양비(시설‧재가급여), 직접비의료비(간병비 등), 직접의료비(치료비) 등이 포함된다.
일반 가구보다 월평균 소득이 낮은 노인가구에게는 큰 경제적 부담이다. 1인 가구가 아니더라도 자녀들 역시 부모의 치매 간병이나 관리비용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치매관리비용 등 노후 간병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보험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생명보험사들도 고령화·1인 가구 증가 속에 생명보험 가입을 꺼리는 MZ세대들의 특성을 감안, 다양한 치매․간병보험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출시된 치매·간병보험들은 발생률이 높은 경도치매부터 중증치매까지 단계별 진단비는 물론 특약에 따라 재가급여, 시설급여, 간병인 비용 뿐 아니라 생활자금까지 지원해준다. 중증 치매 진단을 받으며 보험료 납입면제, 저해지 환급형 상품을 통해 보험료 부담도 덜어준다.
치매 발병 전에는 건강상담, 명의안내 및 진료예약대행, 건강정보제공 등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치매 발병 후에는 치매 등급(CDR)에 따라 요양보호사·간병인 연계, 간호사 진료 동행, 차량 에스코트 등의 서비스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치매예방프로그램 앱을 통해 여러 과제를 수행해 치매 환자의 뇌를 자극하는 훈련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훈련 등 경도치매 환자가 중증까지 가는 시간을 최대한 늦추는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보험회사별로 특약 가입시 3대 질병(암, 급성심근경색증, 뇌출혈) 또는 중증치매 진단시 이미 납입한 주계약 보험료 또는 납입할 보험료를 환급해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장기요양 보장 강화 특약 가입시 1~2등급 장기요양상태가 된 이후 10년 이내에 재가급여 또는 시설급여를 이용할 경우 월 1회에 한해 회당 10만원을 지급(특약가입금액 1000만원 기준)하는 보험도 있다. 또 중증알츠하이머치매보장특약, 파킨슨병보장특약, 대상포진·통풍진단특약, 11대성인병수술·입원특약 등 다양한 특약이 운영된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초고령사회 치매, 간병에 대한 사회적비용과 개인의 부담이 큰 만큼 자신의 상황에 적합한 치매간병보험 상품을 세밀하게 비교 선택해, 노후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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