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브랜드 평판에 치명타를 입은 벤츠코리아의 8월 판매가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전월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전기차 판매는 반토막 났지만 내연기관차 판매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늘어난 결과다. 한국인의 유별난 ‘삼각별(벤츠로고) 사랑’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분석이다.
1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발표한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자료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지난 8월 총 5286대를 판매했다. 전월 대비 판매 대수는 21% 늘어났다. 전기차보다 내연기관차 판매 비중이 훨씬 높았던 덕분에 ‘전기차 포비아(공포증)’ 여파에도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자료는 벤츠 화재 사건이 발생한 이후 처음 나온 수입차 판매 수치다.
같은 기간 BMW코리아는 5880대를 판매해 전달 대비 7.8% 감소했지만 수입차 1위를 유지했다. 지난달 주력 차종인 5시리즈 공급이 원활치 않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벤츠코리아 전기차 판매는 반토막 났다.
화재 사고가 발생한 모델인 EQE 판매량은 7월보다 48.7% 줄어든 39대에 그쳤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88.5%나 감소했다. 고급 모델인 EQS 판매는 26.3% 감소한 28대, EQA는 52.5% 줄어든 43대가 각각 판매됐다. 화재 사건 이후 계약 취소가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전체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도 소폭 감소했다.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수입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Y(1215대)다. 전기차 침체 상황에서도 모델Y는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모든 수입차 중에서 판매량 1등을 했다. 다만 모델Y도 판매량 자체는 한달 전(1623대)에 비해 25% 줄었다. 전기차 캐즘과 화재 등이 시장을 크게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의 경우 전기차 계약과 실제 인도 시점 사이에 수개월가량 시차가 있다”며 “8월에 전기차 계약량이 실제 감소했다면 연말에는 전기차 판매량 감소가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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