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주호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특수교사의 항소심이 내달 시작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 6-3부(부장판사 김은정 신우정 유재광)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등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 씨의 항소심 첫 공판을 다음 달 17일 진행한다.
A 씨는 지난 2022년 9월 13일 자신이 근무하는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수업 중 주 씨의 아들 B(9) 군에게 "진짜 밉상이네,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싫어 죽겠어.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 등의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러한 A 씨의 발언은 주 씨의 아내가 아들의 외투에 넣어둔 녹음기로 녹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쟁점이었던 녹음 파일의 증거능력의 여부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증거 능력을 인정하고 A 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주 씨의 아들과 A 씨가 한 대화가 통신비밀 보호법이 규정하고 있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하지만, 녹음 행위에 정당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A 씨의 전체적인 발언은 교육적 목적 의도인 점을 참작해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 유예는 피고인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지만, 그 정도가 가볍다고 판단되는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유예 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형의 선고를 면하게 하는 제도다.
이후 A 씨와 검찰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1심 선고 이후 교원단체들도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교원단체 총연합회(교총)와 경기교원단체 총연합회(경기 교총)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몰래 녹음과 아동학대 신고가 이어질지,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교원이 고통받고 교육 현장이 황폐화될지 심히 우려스럽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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