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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금융, 계열사 대표 교체 ‘인사태풍’ 몰아치나

입력 : 2024-09-22 21:00:00 수정 : 2024-09-22 19: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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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70% 2024년말 임기 만료 예고

신한·하나 12곳 최다… 우리는 7곳 해당
지배구조 모범관행 따라 속속 절차 돌입
실적·내부통제 능력 거취 가를 ‘변수’로

신한 ‘안정 실적’ 정상혁·문동권 연임 점쳐
‘부당대출·횡령’ 우리, 대폭 물갈이될 듯
중앙회와 갈등 NH, 이석준 회장도 대상
최소 예상 KB, 이재근 2연임 여부 주목

5대 금융지주사의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중 70%가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금융권에 인사 태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특히 5대 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 CEO 대부분이 교체 대상인데, 5곳 모두 은행장 임기가 연말로 끝난다. 올해 최대 실적을 달성한 몇몇 은행, 증권, 보험사 등의 CEO는 연임이 점쳐지고 있지만, 부당 대출과 횡령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잇따랐던 우리금융과 농협금융 등에선 조직쇄신 차원의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경영실적뿐 아니라 내부통제 관리능력이 CEO의 거취를 가르는 변수로 부상한 셈이다.

22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5대 금융지주의 국내 계열사 총 63개사 가운데 CEO의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되는 곳은 42개사다. CEO 10명 중 평균 7명이 교체 대상인 셈이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각 14개 계열사 중 12개사로 교체 대상이 가장 많다. 우리금융 14개사 중 7개사, 농협금융 10개사 중 지주 포함 6개사, KB금융 11개사 중 5개사 등 나머지도 CEO 절반 이상이 대상이다.

CEO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부터 승계절차를 가동해야 하는 새로운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지난 10일 신한금융을 시작으로 지주사 대부분 추석 연휴 이후 본격적인 승계절차에 돌입했다.

신한금융에서는 지난해 임기 만료 예정이었던 9개사 CEO가 모두 ‘2+1’ 관행에 따라 연임에 성공했으나, 올해는 큰폭의 물갈이가 예상된다. 다만 교체 대상 12명 가운데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는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자회사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 위원장인 만큼 의중이 상당 부분 작용할 것”이라며 “성과가 좋았던 핵심 계열사만 ‘안정’(연임)을 택하고 나머지는 변화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나금융도 지난해 리딩뱅크로 실적을 끌어올렸던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작년 3개 분기 연속 적자에서 올해 상반기 극적인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해외여행 특화 카드인 ‘트래블로그’ 흥행으로 호실적을 이끈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을 빼면 대대적인 교체가 예상된다.

우리금융에선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350억원대 부당 대출과 180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 등으로 임종룡 지주 회장과 조병규 행장이 당국으로부터 간접적인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뒤늦게 “(우리금융) 이사회의 몫”이라며 한발 물러섰지만, 우리은행에 대한 고강도 검사를 예고한 만큼 이사회도 책임을 묻는 수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농협금융도 이석준 지주 회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이 모두 연말 교체 대상이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취임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NH투자증권 대표 선임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면서 조직의 고질적인 지배구조 문제를 드러낸 바 있다. 100억원이 넘는 횡령과 배임 사고가 잇따른 농협은행과 관련해선 강 회장이 “중대 사고와 관련한 계열사 대표의 연임을 제한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역대 행장 중 90% 이상이 임기 2년만 채우고 교체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 CEO 선임을 놓고 체면을 구긴 강 회장이 대규모 물갈이를 통해 친정체제를 완성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B금융은 가장 소폭의 인사가 예상되는 가운데 2022년 1월부터 3년(2+1년)째 국민은행을 이끄는 이재근 행장이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 판매 배상 및 100억원대 배임 사고에도 사상 최대 실적으로 리딩뱅크 탈환에 성공,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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