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매매 거래량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부터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급격히 인상함에 따라 매매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5660건에 달해 매매 거래량인 5574건을 소폭 초과했다. 이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월세 거래량을 앞지른 지 세 달 만에 다시 일어난 것이다.
올해 6월과 7월의 경우,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각각 7563건과 8838건으로, 월세 거래량을 훨씬 초과했다. 이러한 매매량 증가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주담대 금리가 3%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매매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데 기인한다. 통상적으로 아파트 거래량은 매매보다 월세가 많지만, 지난 6월 이전에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월세 거래량보다 많았던 것은 2020년 12월의 집값 폭등기 이후 약 4년 만의 일이다.
지난 7월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자, 금융당국은 은행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8월에 취한 첫 번째 조치는 주담대 금리 인상이었으며, 이로 인해 한 달 만에 주담대 금리가 약 1%포인트(p) 상승했다.
이러한 변화는 매매 수요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지난해 12월 이후 이어진 서울 아파트 거래량 상승세도 8월부터 꺾일 것으로 예상됐다. 주담대 금리가 급등하면서 매매 계약을 미루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8월 아파트 매매 신고 기간이 일주일 정도 남아 있지만, 이 기간 내에 지난 7월의 매매 거래량인 8838건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달부터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은행들이 추가적인 대출 억제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주택 매수인이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줄어들어 갭투자가 어려워지고,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에서는 아파트 매도인과 매수인 간의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집주인이 매물을 아예 거둬들이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미국이 기준금리를 0.5%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한 것 관련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많기 때문에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쉽게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다음달 11일 금리가 결정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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