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8명은 두통으로 인해 업무에 지장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20% 가량은 한 달에 8일 이상 두통을 경험했다.
대한두통학회(회장 주민경,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신경과)가 대한민국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두통 실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8명은 두통으로 인해 업무에 지장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두통의 빈도, 증상, 두통으로 인한 업무생산성, 편두통 질환에 대한 인식 등을 살펴보기 위해 직장인 플랫폼 ‘리멤버’ 이용자를 대상으로 8월 21일부터 8월 23일까지 모바일을 통해 진행되었다.
그 결과 직장인이 한 달 동안 두통을 겪은 일수는 ‘1일 이상 4일 미만(50.4%, 252명)’이 가장 많았다. 이어 ‘4일 이상 8일 미만(29%, 145명)’, ‘8일 이상 15일 미만(13.6%, 68명)’, ‘15일 이상(7%, 35명)’ 순이었다.
주민경 대한두통학회 회장(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은 “전체 응답자의 약 20%는 한 달에 8일 이상 두통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직장인 10명 중 2명은 보다 적극적인 두통 치료(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지난 1년 간 경험한 대표적인 두통 증상으로는 ‘머리가 눌리거나 조이거나, 띠를 두른 것 같은 느낌(40.6%, 203명)’, ‘바늘로 순간적으로 1~3초 정도 짧게 콕콕 찌르듯이 아픔(24%, 120명)’, ‘심장이 뛰듯이 머리가 욱씬거리거나 지끈거림(17.4%, 87명)’ 등이 있었다.
두통 증상 중 응답자가 겪는 동반 증상으로는 ‘두통이 있을 때 평소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던 소음 불편(71.2%, 356명)’, ‘빛이나 밝은 곳이 거슬리거나 불편(51.6%, 258명)’, ‘체하거나 속이 메스꺼우면 머리가 아픔(42.2%, 211명)’, ‘두통이 있을 때 속이 메슥거리거나 울렁거림(40.6%, 203명)’, ‘구토가 나타남(17.8%, 89명)’ 등이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분석한 응답자들의 두통 형태는 편두통(68.8%, 344명), 긴장형두통(18.2%, 91명), 원발찌름두통(5.2%, 26명), 기타(7.8%, 39명) 순이었다. 편두통(344명) 중 약 20%는 두통이 한 달에 8일 이상 15일 미만 발생하는 고빈도 삽화 편두통(14%, 48명)과 한 달에 15일 이상 두통이 발생하는 만성 편두통(6%, 21명)이었다. 특히 만성 편두통을 호소하는 응답자의 경우 한 달동안 두통으로 인해 장애를 받은 일수가 14.9일 정도로 확인돼 한 달의 절반은 두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대다수는 두통으로 인해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었다. 응답자 10명 중 8명(78%, 390명)이 두통으로 인해 업무에 지장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41.54%(162명)는 두통으로 인해 ‘평소보다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었다’고 응답했다. 38.97%(152명)은 ‘몸이 힘들어 자꾸 누워서 쉬고 싶다’, 15.13%(59명)은 ‘결근까지는 아니지만 미팅이나 회의 참석 등의 활동에 지장을 받았다’고 답했다.
두통이 발생했을 때의 대응을 묻는 물음에는 절반 이상이 ‘진통제를 복용(58.8%, 294명)’한다고 답했다. 나머지 응답자들은 ‘두통이 멎을 때까지 휴식을 취하거나(18.8%, 94명)’, ‘그냥 참거나(17.4%, 87명)’, ‘병원을 방문(4.4%, 22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응답자 절반은 “편두통이 예방 가능한 질환인지 몰라”
적극적인 두통 치료와 관리에 대한 인식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두통으로 병원을 방문을 하지 않았던 이유로는 ‘바쁘고 시간이 없어 병원 방문을 미뤘다’는 응답(24.32%, 214명)이 가장 많았다.
이어 ‘치료할 병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가 20.91%(184명), ‘일반 진통제로 조절이 되어서’가 20.34%(179명), ‘증상을 참을 만해서’가 18.75%(165명), ‘어떤 병원을 가야 할지 몰라서’가 7.39%(65명), ‘전문 의사나 치료약이 있는지 몰라서’가 3.98%(35명), ‘비용이 부담되어’가 2.73%(24명), 기타 1.59%(14명) 등의 답변이 뒤따랐다.
편두통에 대한 인식도 부족했다. 편두통은 양쪽으로 오는 두통도 흔하며 심한 두통과 함께 빛 공포증, 소리 공포증, 냄새 공포증 등의 증상이 동반되지만, 응답자의 82.2%(411명)가 편두통을 주로 머리 한쪽에 두통 증상을 느끼는 두통으로 오인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편두통 증상으로 기존에 알고 있는 것을 모두 고르는 문항에서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가 37.9%(448명), ‘어지럽거나 구토 및 구역감이 몰려온다’가 17.68%(209명), ‘두통이 있을 때 빛이나 밝은 곳이 불편하다’가 17.6%(208명), ‘소리나 냄새에 예민해진다’가 15.57%(184명), ‘갑자기 시야가 깜깜해지고 흐릿해진다’가 11.25%(133명)로 조사돼 빛, 시야, 소리, 냄새, 구토, 구역감과 같은 편두통 증상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편두통은 예방 가능한 질환이냐’는 물음에는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46.4%, 232명)가 편두통은 예방할 수 없는 질환이라고 답해 편두통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과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 회장은 “편두통은 질환명으로 인해 한쪽 머리에서만 발생하는 두통으로만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편두통 환자조차 자신의 겪는 증상이 편두통인 줄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라면서 “학회에서는 편두통에 대한 오해를 불식하고 편두통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등 편두통 질환 인식 개선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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