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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만든 의사에 1000만원 성금…“두둔하려고 후원금 전달한 건 아냐”

입력 : 2024-09-23 22:00:00 수정 : 2024-09-24 05: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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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벼락 맞게 하자” 모금 행렬

이른바 ‘의료계 블랙리스트’를 작성·유포했다가 구속된 사직 전공의 정모 씨를 돕자는 취지의 모금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의대생 학부모들도 정씨 측에 성금 1000만원을 모아 전달했다.

 

의료계 집단행동 불참 의사와 의대생 명단을 게시한 사직 전공의가 지난 20일 영장실질심사 후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면허번호 인증 절차 등을 거쳐야 하는 '메디스태프'에는 정씨에게 송금했다는 인증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자신을 부산 피부과 원장이라고 소개한 한 이용자는 전날 저녁 특정 계좌에 500만원을 보낸 인터넷 뱅킹 갈무리 화면을 게시하고는 "약소하지만 500만원을 보냈다"며 "내일부터 더 열심히 벌어서 또 2차 인증하겠다"고 남겼다.

 

또 다른 이용자는 '구속 전공의 선생님 송금했습니다'라는 글에서 100만원을 송금한 사실을 인증하고는 "이것밖에 할 게 없는 죄인 선배"라며 "눈물이 날 것 같다"고 적었다.

 

메디스태프에는 블랙리스트 작성이라는 불법 행위를 의로운 행동인 것처럼 옹호하는 듯한 글도 이어졌다. 이들은 대체로 정 씨의 구속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법정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전공의가 구속되기까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여론도 비등했다.

 

정 씨의 구속 이후 의사 사회에서는 '전공의 탄압'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사단체들은 전공의가 인권유린을 당했다며 집회를 열거나, 블랙리스트를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성명을 잇달아 냈다. 의협 회장은 해당 전공의를 면회한 뒤 돕겠다고 나섰다.

 

전국의대학부모연합 측은 “정씨의 법률대리인에게 1000만원을 전달한 것은 맞다”면서도 “블랙리스트를 두둔하려고 후원금을 전달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정 갈등에 엮인 젊은 청년들의 현실이 안타까워 부모 된 마음으로 돕고자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후원 참여 인원은 정확히 추산하지 않았지만 변호사비라도 후원하자는 취지에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1000만원을 모금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정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 당시 정씨가 게시한 '블랙리스트' 명단에 포함된 피해자들이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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