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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석주명 선생 곤충 표본 120여점 90년만에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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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9-24 12:01:00 수정 : 2024-09-24 08: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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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연구의 선구자 석주명 선생의 곤충 표본 120여점이 90년 만에 일본에서 귀환한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5일 일본 후쿠오카에 있는 규슈대학교로부터 국내 곤충 연구의 선구자로 불리는 석주명 선생이 1930년~40년대 한반도에서 수집한 곤충표본 120여점을 기증받는다고 24일 밝혔다.

석주명 선생.

석주명(1908~1950)은 한반도 전역에서 나비표본을 수집해 우리나라 나비의 변이를 연구했으며 영국 왕립아시아학회에 ‘한국의 동종이명 나비 목록(A Synonymic List of Butterflies of Korea)’이라는 저서를 1939년에 출간해 세계에 이름을 알린 학자이자 수많은 곤충표본을 수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국립생물자원관은 설명했다.

 

서울 국립과학관에 보관돼 있던 석주명의 표본 15만여점은 6·25전쟁 당시 폭격 등으로 완전히 소실됐었고 그의 여동생인 석주선이 피난 시 가져온 32점의 나비표본이 국내에서는 유일하고, 이 표본들은 국가등록문화재 610호로 지정됐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올해 3월 일본 규슈대 연구실에 소장된 석주명의 표본을 최초로 확인한 후, 대학 측에 여러 차례 그의 표본이 국내 곤충학계에 차지하는 의미와 기증의 필요성을 설득해 마침내 국내로 들어오게 됐다.

 

이번에 발견한 120여점의 표본은 당시 일본의 곤충학자와 교류가 있었던 석주명이 기증 또는 표본 교환 등의 형태로 규슈대 연구실에 전달한 것이 지금까지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기증받는 표본에는 북한의 고산지역에서 채집된 차일봉지옥나비와 함경산뱀눈나비 등과 같은 희귀한 종도 포함돼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규슈대 연구자들과 함께 모든 표본의 정보를 정리해 생물학 전문 학술지 ‘저널 오브 스피시즈 리서치(Journal of Species Research)’ 겨울호(2024년 12월 발행 예정)에 관련 논문을 투고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석주명 표본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한 특별 전시 및 학술회를 11월에 개최할 계획이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석주명 선생 표본 귀환의 의미는 역사적, 학술적으로 의미 있는 귀중한 표본을 다수 입수한 것이며, 이번 기증을 계기로 규슈대 곤충 연구자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주명 선생은…

●1908년생(1950년 사망) ●송도고등보통학교 7회 졸업(’26) ●일본 가고시마 고등농림학교 졸업(’29) ● 송도고등보통학교 생물교사(’31~’43) ●경성제국대 부속 생약연구소 제주도시험장 소장(’43~’45) ●수원 농사시험장 병리곤충부 부장(’45) ●국립과학박물관 동물학부 부장(’46~’50) ● 주요 저서- 한국의 동종이명 나비 목록(1939) - 조선 나비이름의 유래기(1947) - 제주도 방언집(1947)

 

조선나비이름 유래기

나비의 날개 뒷면이 서울의 시가지 지도 모습을 닮고 있다하여 지어진 ‘시가도귤빛부전나비’, 노랑색이 노랑저고리를 나타내고 시골에서 주로 나타난다하여 지어진 ‘시골처녀나비’, 조선아가씨의 수줍은 모습을 닮고 있다하여 지어진 ‘봄처녀나비’ 등이 수록되어 있다.

 

석주명 선생이 일본어, 한자, 영어, 라틴어, 제주도 방언과 에스페란토어까지 두루 섭렵한 언어학자이었기에 우리나라 나비이름을 순수 우리말로 지은 것이 가능한 일이었으며 이후의 한국 자연과학자 가운데에서도 그처럼 자신이 연구한 생물에 대해 한글 이름을 붙인 이유와 유래를 자세히 설명한 이는 없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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