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에 ‘콜 차단’ 갑질한 카카오모빌에 과징금 724억
카카오모빌리티가 경쟁사에 운행정보 등 영업 비밀을 실시간으로 제공해달라고 강요하고, 이를 거부하면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 일반호출(콜) 서비스를 차단하겠다고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우티·타다·반반·마카롱택시 등 경쟁사를 상대로 불법 콜 차단을 한 행위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724억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카카오모빌리티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체 플랫폼을 통해 2015년 3월부터 일반호출 서비스를 개시했고, 2019년 3월에는 자회사를 설립해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 사업을 시작했다. 일반호출은 모든 중형 택시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시장에서 점유율이 96%(2022년 기준)에 달해 압도적인 지배력을 자랑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일반호출 서비스로 수수료 대신 운행정보를 수집하고, 가맹호출 서비스를 통해서는 플랫폼 사용료 등을 받는 등 2개의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 5월 경쟁사를 대상으로 핵심 영업 비밀인 소속 기사의 정보, 택시 운행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제휴계약 체결을 요구했다. 이에 응하지 않으면 경쟁사 소속 기사를 상대로 카카오T 일반호출을 차단하겠다고 압박했다.
실제 카카오모빌리티는 제휴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우티와 타다 소속 기사 1만2000여명에 대해 일반호출 콜을 차단했다. 이에 소속 기사들의 가맹 해지가 폭증하자 타다는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을 체결, 영업 비밀을 제공하기로 입장을 바꿔야 했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이런 행위로 가맹택시 시장에서 카카오T블루의 점유율이 2020년 51%에서 2022년 79%까지 크게 올랐다고 밝혔다.
반면 타다·반반택시·마카롱택시 등 경쟁사들은 사업을 철수하거나 사실상 퇴출당했고, 카카오모빌리티 대비 점유율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한 우티만 시장에 남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카카오모빌리티에 부과된 과징금은 시장지배력 남용행위 사건 기준 역대 4위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2월 ‘콜 몰아주기’ 행위가 적발돼 27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배추 한 포기 2만원 넘는데...9월 물가상승률 1.6%, 3년6개월만에 1%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떨어져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가 1년 전보다 50% 넘게 급등하는 등 장바구니 물가를 대표하는 채소류는 10% 넘게 뛰면서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았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65(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1.6% 상승했다. 이로써 2021년 3월(1.9%) 이후 3년6개월 만에 1%대로 내려왔다. 아울러 2021년 2월(1.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대 물가 상승은 석유류가 견인했다. 지난해 동월보다 7.6% 내려 전체 물가를 0.32%포인트 끌어내렸다. 다만, 이날 새벽 이란과 이스라엘 간 분쟁이 본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해 추후 석유류 가격도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
농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올라 전체 물가를 0.14%포인트 끌어올렸다. 상반기 큰 폭으로 올랐던 과일 물가는 안정됐지만 배추(53.6%), 무(41.6%), 상추(31.5%), 풋고추(27.1%) 등 중심으로 채소류가 11.5% 올랐다. 전월과 비교한 채소류 상승률은 18.6%로, 2020년 8월(24.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채소류는 단기간 영향을 받아 (앞으로) 날씨가 어떻게 되는지 봐야 한다”며 “가중치가 큰 석유류는 국제유가의 영향을 받고 있어 국제유가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다자녀가구 전기차 보조금 300만원까지 확대
정부는 다자녀 가구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300만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내수 회복을 위해 한우·한돈 소비 촉진행사를 연말까지 진행하고, 수산물 할인 지원도 병행한다.
기획재정부는 2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최근 내수경기 점검 및 대응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먼저 민간소비 확대를 위해 수요가 위축된 전기차의 안전관리 대책을 조속히 이행하고, 다자녀 가구 대상 구매 보조금을 2자녀 100만원, 3자녀 200만원, 4자녀 300만원으로 확대한다.
소비 촉진을 위해 한우·한돈·수산물 할인 행사를 지원하고, 중소 식품·외식기업을 상대로 구매자금 지원도 늘린다. 농·수산물 유통비용 경감을 위해 온라인 도매시장 내 공동구매·예약거래 시스템도 구축한다.
지방의 소비 기반 확충에도 힘쓴다. 각종 소비 촉진정책을 지방 중심으로 전환하고, 가을축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전국 단위의 소비 촉진지원 프로그램을 비수도권 우대지원 방향으로 재설계하고, 여행상품과 숙박, 교통·관광지 할인도 늘린다.
또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수익형 민자사업(BTO)은 총사업비의 최대 4.4% 내 금액을 총사업비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한다. 임대형 민자사업(BTL)은 ‘가격산출기준일∼고시일’의 물가 변동분 중 50%를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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