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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우리] 美대선 이후 국제질서에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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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0-03 22:53:12 수정 : 2024-10-03 22: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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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공약 공통점은 中과의 경쟁
인·태지역의 전략적 중요성 공감
쿼드·오커스 등 지역 협의체 등장
동맹국들 접점 확대 중요한 보험

미국 대선이 한 달 남짓 남았지만, 여전히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간의 여론조사 결과는 박빙의 차이로 남아있다. 전 세계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며 기존 미국의 전략과 정책들을 검토하고 있다. 두 후보의 공약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공통적인 부분은 바로 중국과의 경쟁이다. 선거기간 동안 두 후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북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달리했으나, 중국에 대한 접근법만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미·중 경쟁의 ‘지속’으로 수렴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이 집중적으로 관찰되는 지리적 공간으로서의 인도태평양에 대한 관여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초로 공식화했고, 이후 바이든 행정부 역시 규칙기반 질서 회복과 동맹관계 복원을 목표로 설정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미국에 있어 인도태평양은 포기할 수 없는 전략 공간이다. 중국과의 전략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공간이자, 동시에 미국에 중요한 아시아 시장과 민주주의 동맹국들이 위치해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인태지역의 안정과 번영, 그리고 미국이 우위를 유지하는 것은 그 자체로서 미국에 매우 중요한 목표이자, 동시에 역내 국가들이 중국의 강압에 대응해 내구력을 키우도록 관여하는 것이 인도태평양 전략의 목표로 설정되었다. 민주주의를 공유하는 유사입장국들 사이에 이러한 목표를 공유하지 않는 국가들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정구연 강원대 교수·정치외교학

미국은 중국에 대해 경쟁국이라는 인식을 넘어서 적대감도 보유한다. 이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급격히 증가하였고, 근본적으로 ‘미국이 유지해온 자유주의 질서 속에서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미국의 지위를 위협한다는 인식에 근거한다. 특히 트럼프 후보 진영이 이러한 인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대만이나 남중국해, 동중국해 등 서태평양 일대에서의 갈등으로 미국은 중국과의 전쟁을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상정하기보다는, 중국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역내 국가들과의 공조와 그에 따른 압도적 힘의 균형을 형성하려고 한다. 즉, 이제까지 미국의 대만 정책이 보여준 것처럼 전략적 모호성은 유지하지만, 능력과 의지에서의 모호성은 없다는 것을 중국에 주지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의 인도태평양 안보 아키텍처가 변화하는 방향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 그러한 서태평양 일대의 갈등으로부터 자유로운가. 국내 일각에서는 한국이 대만 등 역내 문제에 관여할 필요가 없다는 근시안적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 평시 대만해협의 안정은 경제적으로나 외교적으로나 한국의 이익에 부합한다. 극단적으로 대만에 군사적 위기 사태가 발생한다면, 중국은 미국과 역내 동맹국들을 갈라놓으며 모든 통신, 병참선을 차단하며 힘을 투사, 단시일 내에 승리를 달성하고자 할 것이다. 점차 대외적 운신의 폭을 넓히는 러시아, 이에 동조하는 북한, 이들과 관계가 점차 개선되려는 중국 - 이러한 진영화는 중국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한·미·일 협력, 쿼드, 오커스, 미국-일본-필리핀 협력 등 지역별 협의체의 등장은 소위 격자무늬 안보구조를 형성하며 기존의 양자동맹 체제를 보완하고 있다. 인도태평양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는 주요 구조이자 이를 주도하는 국가들로 구성되어있다. 물론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그의 거래주의적 태도가 안보구조를 오히려 약화시킬 수 있고 역내 동맹국은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을 제외한 동맹국들의 협의체를 활성화하거나, 이미 조직되어있는 협의체들 사이의 접점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한 보험이 될 것이다. 그러나 ‘국제질서의 쇄신’을 목표로 삼고 있는 현재의 바이든 행정부와 해리스 후보의 승리는 국제질서의 새로운 구조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이러한 상반된 미래를 준비하고 있기를 바란다.

 

정구연 강원대 교수·정치외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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