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 시설 업는 유럽 리조트는 큰 위험 직면”
WMO·FIS, 공동 대응 위해 첫 파트너십 체결
세계기상기구(WMO)가 국제스키연맹(FIS)과 기후변화에 공동 대응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구 온난화로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각종 국제 스키대화가 취소된 것으로 나타나서다.
4일(현지시간) WMO는 FIS와 처음으로 파트너십을 맺고 기후변화가 스키, 스노보드 등 설원에서 펼쳐지는 동계스포츠와 산악 리조트를 비롯한 겨울철 관광업에 기후변화가 미칠 영향을 공동 연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WMO는 스포츠계에 기상 및 온난화 정보와 스키 리조트 주변의 설원 관리 방안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제공하고, 세계 137개 나라별 스키협회와 리조트 산업 관계자들은 WMO와 소통하며 기후변화 문제 공론화에 협력할 예정이다.
셀레스트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겨울 휴가를 망치고 스포츠 경기가 취소되는 것은 말 그대로 기후 변화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빙하의 후퇴, 눈과 얼음의 감소, 영구 동토층의 해빙은 산악 생태계, 지역사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앞으로 수 세기 동안 지역, 국가, 전 세계 차원에서 점점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FIS는 2023∼2024시즌에 166개 경기장에서 616개의 월드컵 레이스를 계획했지만, 기상 여건을 이유로 26개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WMO는 지난해 프랑스·오스트리아 연구진이 유럽 28개국 스키 리조트 2234개를 대상으로 기후변화 영향을 조사한 결과를 인용하면서 “별도의 제설 시설이 없는 유럽 내 리조트는 기후변화로 설원에 눈을 공급하는 데 큰 위험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제설 시설을 쓰지 않는 것을 전제로 두고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오르면 전 세계 리조트의 53%가, 4도 오르면 98%가 눈이 부족한 위험에 처한다고 짚었다.
스키장과 산악 리조트로 유명한 스위스는 해발 800m 이상의 고도에서 눈이 내리는 일수가 1970년 이후 지난해까지 절반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한 엘리아쉬 FIS 회장은 “기후 위기는 분명 FIS나 스포츠보다 훨씬 더 큰 문제이며, 인류의 진정한 갈림길”이라면서도 “기후변화가 스키와 스노보드에 실존적 위협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과학과 객관적인 분석에 기반한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시 태만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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