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군무에 시원한 가창력
입 모양·손가락 어색해 한계도
“팬들만을 위해 노래하며 다음 챕터를 향해 달려가겠습니다.”
5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진행된 가상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의 앙코르 콘서트 ‘헬로, 아스테룸! 앙코르(Hello, Asterum! ENCORE)’에서 멤버 예준이 건넨 말이다.
플레이브는 지난해 데뷔한 5인조 가상 아이돌 그룹이다. 실제 사람이 무대에 오르는 기존 아이돌 그룹과 달리 사람을 본뜬 캐릭터가 공연을 펼친다. 소위 ‘본체’로 불리는 실연자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래와 안무를 소화하면 플레이브 멤버 캐릭터들이 이를 따라 움직인다. 즉 현실의 아이돌 그룹이 아니다. 가상으로 만들어진 아이돌 그룹이지만, 인기는 여느 아이돌 그룹 못지않았다.
지난해 3월12일 데뷔한 이들은 지난 2월26일 미니 2집 ‘아스테룸(ASTERUM) : 134-1’ 발매 4시간 10분 만에 멜론 누적 앨범 스트리밍 수 100만을 달성하며 달성 시점 기준 역대 10위의 기록으로 멜론의 전당에 입성했다. 3월에는 TV 음방 순위 방송에서 1위를, 8월에는 멜론 ‘톱100’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5일과 6일 이틀간 진행된 이번 콘서트도 1만여석 전석 매진됐다.
‘기다릴게’로 시작한 이날 콘서트에서 멤버들은 자연스러운 군무와 시원한 가창력을 뽐냈다. 노래마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의상과 무대 배경도 볼거리였다. 콘서트홀을 배경으로 노래하던 멤버들은 ‘왜요 왜요 왜?’에서 순식간에 해변 특설무대로 이동해 상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가상 아이돌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연출이다.
공연 중반 멤버들은 무대를 벗어나 객석 중앙 원형 무대에 설치된 소형 스크린 속에 등장하기도 했다. 멤버들이 앨범 녹음 과정에서 피자를 대접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등 일상 속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가상’이 아닌 ‘현실’ 아이돌 그룹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노력에도 노래와 입 모양이 맞지 않거나 손가락이 어색하게 표현되는 점 등 기술적인 한계 탓에 가상이라는 점이 느껴졌다.
팬들은 이러한 한계에 개의치 않고 환호하고 박수하고 멤버들의 이름을 부르며 그들의 무대에 빠져들었다. 멤버들은 그동안의 활동에서 가상 아이돌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은 만큼, 앞으로도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