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에 비녀까지… 각국 대사들 美서 ‘한복 패션쇼’

뉴욕 주유엔 한국대표부가 개최
200여명 참석… 김밥·잡채 즐겨
UNHRC 이사국 선거 결과 촉각

미국 뉴욕 주유엔 한국대표부가 지난 4일(현지시간) 개최한 국경일 리셉션에서 각국 외교관들과 가족들이 화려한 한복을 입고 패션쇼를 열었다.

국경일 리셉션은 매년 개천절 즈음해 열리는 연례행사로, 다른 나라 유엔 대표부 외교관들과 유엔 사무국 간부들이 참석해 한국의 국경일을 축하하고 서로 친교를 나누는 자리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유엔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개천절 기념식에서 팔렌티나 마르시크 주유엔 오스트리아 대사의 가족이 한복차림으로 입장하고 있다. 주유엔 한국대표부 제공

이날 행사에는 각국 대사·차석대사급 외교관과 유엔대표부 고위 간부 등 200여명이 참석했는데, 이들 중 일부가 직접 한복을 입고 패션쇼에 참석했다. 타국 외교관들이 직접 한복을 입고 한국 공관에서 패션쇼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이기도 한 몰타의 바네사 프레이저 대사는 비녀를 꽂은 채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등장하다 뜨거운 환호에 이내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체코 외무장관을 지낸 야쿠프 쿨하네크 체코 대사는 조선시대 왕복을 입고 위엄을 뽐냈다.

행사장엔 쌀밥과 김치, 부침개, 잡채, 김밥, 떡볶이 등이 마련돼 인기를 끌었다.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환영사에서 “여러분이 한국 정체성의 핵심인 한국어에는 익숙하지 않을지라도, K푸드와 한복은 대부분 익숙하실 것”이라며 “마련된 한식을 잘 즐기고, 특히 이 자리에 온 선거 담당관들 잘 즐기길 바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10일 치러지는 유엔인권이사회(UNHRC) 이사국 선거를 앞두고 한국은 이사국 진출을 위해 막바지 외교전에 힘쓰고 있다. 인권이사회이사국은 유엔 193개 회원국의 투표로 선출한다. 한국은 2022∼2025년 임기 이사국 선거에서 연임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