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6년 11월4일 한글날 기념식 첫 개최
훈민정음 해례본 발견되며 날짜 바뀌어
1990년 공휴일에서 기념일로 변경되기도
오는 9일 제578돌 경축식 개최
외래어 남발하는 상황 국내 상황 지적
한글에 대한 인식 전환 도모하자는 취지
9일은 제578돌 한글날이다.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세종대왕의 성덕과 위엄을 기리기 위해 지정된 기념일이다. 늘 한글을 사용하면서도 정확히 알지 못했던 한글날의 유래와 숨겨진 사실들을 정리했다.
한글은 다른 나라의 글자와 달리, 창시자와 시기가 명확히 정리돼 있다. 세종대왕은 세종 25년(1443년)에 훈민정음을 만든 뒤 3년 동안의 시험기간을 거쳐 1446년에 반포했다. 올해로 한글은 578번째 생일을 맞는 셈이다.
한글날의 역사는 100년쯤 된다. 일제강점기였던 1926년 11월4일 우리 말과 글을 연구하던 조선어연구회가 한글날 기념식을 처음 개최했다.
첫 행사 때는 훈민정음이 아닌 조선왕조실록을 토대로 음력 9월29일로 날짜를 잡았고, 이름도 ‘가갸날’로 정했다. 한글을 처음 배울 때 읽게 되는 두 글자에서 따온 것이다.
1928년부터 지금의 명칭대로 한글날로 기념하기 시작했다.
한글날이 지금의 날짜로 바뀌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1940년에 일어났다. 그 전까지는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훈민정음 해례본(원본)이 발견되면서다.
해례본에 적혀 있는 ‘9월 상한(상순)’이라는 구절에 따라 음력 9월 10일을 양력으로 바꾼 10월 9일이 한글날이 된 것이다.
광복 이듬해인 1946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같은 날로 한글날을 기념하고 있다.
한글날이 항상 공휴일이었던 것은 아니다.
1949년 대통령령으로 공휴일로 지정된 한글날은 1990년까지 지위를 계속 유지했다.
하지만 10월에 공휴일이 너무 많다는 산업계의 지적에 따라 1990년 11월 국군의 날(10월1일)과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되고 기념일로 변경됐다.
2005년 국회가 한글날을 국경일로 지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한동안 국경일이면서 공휴일은 아닌 애매한 신분을 유지했다가 2013년부터는 법정공휴일 신분을 회복했다.
정부는 9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제578돌 한글날 경축식을 연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괜찮아?! 한글’이다. 한글에 대한 해외의 관심과 위상은 높아졌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외래어가 남발되는 상황을 지적하며 한글에 대한 인식 전환을 도모하자는 취지다.
경희대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우승한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이 한글을 배우며 느낀 매력을 전하고, 한국인보다 더 한글을 사랑했던 외국인 독립운동가 호머 헐버트 박사의 이야기를 소개할 예정이다.
김주원 한글학회장이 훈민정음 머리글 원문을 낭독하고, 한글을 이용해 멸종위기 동물을 그리는 진관우 작가가 해석본을 낭독한다. 외국인 유학생, 국어 교사, 일반시민 등을 인터뷰해 한글의 위상과 한글 사용의 실태를 살펴보는 주제 영상과 서도밴드의 축하공연도 진행된다.
전국 곳곳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각 지자체와 재외공간 등에서 주최하는 한글날 퀴즈와 글짓기 대회, 문화공연 등 한글과 관련한 행사에 5만여명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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