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에너지·차세대 발전사업 연구 협력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도 박차
싱가포르 과기청과 ‘3자 기업연구소’ 설립
AI·로보틱스 제조 기술 분야 등 개발 ‘맞손’
글로벌 R&D 거점 넓히고 탄소중립 실천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연구·개발(R&D) 거점으로서 싱가포르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 최고 수준의 대학과 신에너지 연구에 나서고, 인공지능(AI) 등 혁신제조 분야에선 싱가포르 정부까지 참여하는 공동 연구소를 세워 연구·개발 역량을 결집한다.
현대차그룹은 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한국·싱가포르 비즈니스포럼’에서 난양이공대학(NTU)과 신에너지 부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MOU 체결식에는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람킨용 NTU 부총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탄시렝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제2장관 등 양국 정부 인사가 참석했다.
NTU는 영국의 고등교육 평가기관 QS가 발표한 세계 공과대학 순위에서 14위(아시아 2위)에 오른 연구중심대학이다. 연구진과 원천 기술 측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측은 현대차의 수소 에너지, 현대건설의 차세대 발전사업 등 신에너지 분야에서 싱가포르에 적합한 대체 에너지원을 개발하기 위해 자원순환형 수소를 통한 발전, 수소전기차를 통한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등의 공동 연구를 할 계획이다. 자원순환형 수소는 음식물 쓰레기 또는 플라스틱에서 생산한 친환경적 수소 에너지를 뜻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소 에너지는 수소전기차 충전에도 활용할 수 있어 밸류체인도 구축할 수 있다.
협력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탄소중립 실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고, 싱가포르는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는 발전 전력의 대부분인 94%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신재생 에너지 비중은 4% 수준에 그친다. 2035년까지 천연가스 비중을 50%로 낮춘다는 게 싱가포르 정부의 목표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NTU, 싱가포르 과학기술청과 ‘3자 기업연구소’ 설립 조인식도 했다. 지난해 11월 3자가 ‘기술 개발 생태계 구축 MOU’를 맺은 뒤 11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3자 기업연구소에서는 AI, 로보틱스 등 혁신제조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 먼저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 자리 잡은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는 모빌리티 제조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한 각종 R&D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산하 조직인 과학기술청은 연구기관 18개, 연구진 6000여명을 두고 있다. 산하 첨단제조기술개발센터는 기술 상용화 분야에 특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자 기업연구소에 현지 정부 기관이 참여하며 향후 성과에 따라 싱가포르 국가연구펀드의 투자도 받을 수 있게 됐다.
박현성 HMGICS 상무는 “한국 기업으로는 싱가포르에서 처음으로 ‘정부-대학교-기업’ 3자 기업연구소를 설립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혁신제조 분야에서 싱가포르 인재와의 협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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